중국이 엔비디아의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9일(현지시간) 급락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관리국(SAMR)은 이날 엔비디아가 멜라녹스를 인수한 것, 또 이 인수와 관련해 맺은 일부 합의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멜라녹스는 엔비디아가 지난 2020년 인수한 이스라엘과 미국 합작 업체로 이 업체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네트워크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이다.
SAMR은 성명에서 “엔비디아가 멜라녹스 지분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중국 반독점법과 SAMR의 규제 조건을 위반했다는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인해 최근 수일 SAMR이 관련법에 따라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국 SAMR도 다른 나라들처럼 엔비디아가 2020년 멜라녹스를 인수하던 당시 조건을 걸었다.
중국 업체들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등의 조건이었다. 이 조건에는 멜라녹스가 새 제품이 나와 이를 엔비디아에 제공하면 이 사실을 90일 안에 경쟁사들에 알리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멕시코, 미국 등도 여러 조건들을 내세우며 당시 엔비디아의 멜라녹스 인수를 승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를 비롯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중국이 엔비디아에 대한 직접 제재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미국이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중국 수출을 막으면 중국은 저사양 반도체 수입을 규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성능 반도체를 수입할 수 없다면 굳이 엔비디아 등의 저성능 반도체를 수입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성능에서 엔비디아 등에 밀리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저사양 반도체는 당국이 인위적으로 엔비디아의 수출을 묶어버릴 경우 중국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 중국 수출 길을 막는 강제적인 조처가 엔비디아를 반독점법으로 묶어버리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고사양 반도체를 들여와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이 어렵다면 저사양 반도체 수출 길을 묶어 미국의 규제 강화 해제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미 규제를 피하기 위한 새로운 저사양 반도체를 개발하던 중이어서 이번 반독점 조사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중국의 반독점 조사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오후 들어 뉴욕증시에서 전장대비 3.84달러(2.69%) 급락한 138.60달러로 밀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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