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텔·라피더스 부딪힌 '2나노 난관'...삼성-TSMC 수율 전쟁 돌입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1 05:59

수정 2024.12.11 05:59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 "2나노 양산" 목표로 내세워
초미세공정 수율 관리 부서 전열 가다듬고 '아킬레스 건' 수율 제고 만전
인텔·라피더스 사업 난항 겪으며...사실상 TSMC와 삼성 1:1 구도
GAA 공정 먼저 도입한 삼성전자, 공정 안정화로 빅테크 수주 총력
다만, "韓정치 상황 삼성에 악재" 지적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TSMC-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
기업명 2024년 1분기 2024년 2분기 2024년 3분기
TSMC 61.7 62.3 64.9
삼성전자 11.0 11.5 9.3
(트렌드포스)
[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최강자인 대만의 TSMC 추격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2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공정이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빅테크의 TSMC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애플, 엔비디아, AMD, 퀄컴 등 '큰손'들이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에 나선 게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파운드리 사업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나노 제품 중심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며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TSMC에 비해 떨어지는 수율(양품 비율)에 이어 최근 '12·3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혼란이 '추격자' 삼성전자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2나노, 파운드리 업계 격전지로
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3나노 이하의 공정과 수율(양품 비율)을 담당하는 프로세스아키텍처(PA)1팀 팀장을 교체하는 등 파운드리 사업의 최대 약점으로 지목된 수율 문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 A씨는 "내부적으로 수율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3나노 수율 안정화 과정에서 쌓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노하우를 통해 2나노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TSMC보다 먼저 GAA 공정을 3나노에 도입했지만 수율에 발목이 잡혔다. TSMC는 2나노부터 GAA 공정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GAA 공정을 먼저 도입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2나노 공정의 빠른 램프 업(생산량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2나노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역량이 총집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로 빅테크들의 수주가 밀려들면서 병목현상이 일어나자 멀티 벤더에 대한 갈증을 호소해 온 빅테크들은 삼성전자 팹에 관계자들을 연이어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한 경쟁자였던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존폐 기로에 서면서 삼성전자가 유일무이한 대체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삼성 파운드리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반도체 연합팀인 라피더스도 2027년 최첨단 2나노 반도체를 대량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자금난과 기술력 등으로 현실화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초미세공정으로 갈수록 삼성전자와 TSMC의 진검승부"라면서 "빅테크들도 TSMC 쏠림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궤도권으로 올라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빅테크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TSMC 창업주 "韓정치 상황, 삼성 경영 도움 안된다"
다만, 12·3 계엄령 사태와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어려운 싸움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TSMC가 갖고 있는 '양안 리스크' '중국 침공 리스크'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파운드리 수주의 주요 논리로 내세운 바 있다.

대만 TSMC의 창업자 장충머우(모리스 창)는 지난 9일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자신의 자서전 발표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한국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 창업자는 "한국 내 상황도 있어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최근의 정국 혼란이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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