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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현 이제는 AI시대] 에이전트로 발전해 나가는 AI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0 18:24

수정 2024.12.10 19:46

단순 데이터 처리 벗어나
지능형 해결사 역할 기대
터미네이터 안되게 해야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연말 정국이 대혼란이다. 시민은 최소한의 자유를 방어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고, 정치권은 이해관계에 따라 손익 계산에 분주하다. 이제 선출직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또는 낡아빠진 법제가 과연 5G 속도로 움직이는 세상의 변화를 받아낼 수 있는 그릇인지, 아니면 민의의 실시간 반영을 지체시키는 걸림돌인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 웬만한 공적 의사결정은 실시간 주민 스마트폰 투표로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한 스마트 거버넌스에 인공지능(AI) 활용은 필수적이다. 공적 책무를 가진 사람들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사적 이해관계가 없는 AI의 제안과 비교해 우위에 있을 때만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해진다.
물론 AI도 사람처럼 다양한 견해를 가질 수 있다. 인간과 AI가 다양한 견해를 공유하고 대안을 하나씩 비교해 나가면서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치가 국민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는 이 시점에도 AI는 생성형AI를 거쳐 대리자(에이전트)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런 경향은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고 결과를 보여주는 기능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진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일정 관리, 연락처 관리, 이메일이나 메신저 작성, 정보 검색 등을 알아서 수행하고 이용자에게 적시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비서 AI가 활약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문의에 사람 대신 실시간으로 응답해 문제를 해결해주고, 사람의 개입이 필요할 때 담당자에게 연결하는 스마트 고객센터의 역할도 AI가 담당한다. 병원에서는 환자의 건강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긴급 시 의사나 간호사에게 알려주며, 치료계획 수립과 수행을 지원하는 에이전트도 제안되고 있다. 교육 부문에서는 학습자의 동기 수준, 학업 성취도, 학업 수요 등을 두루 고려해 맞춤형 학습자료와 학습습관을 길러주는 에이전트도 나타나고 있다.

에이전트는 최첨단 프로세서와 5G 망을 이용해 지연이 거의 없는 초고속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다양한 업무의 동시 수행(멀티태스킹)이 가능함은 물론이다. AI가 여러 가지 데이터를 통합해 활용하므로 예전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경지에 이르렀다. 단순히 업무 효율성만 올리는 게 아니라 사용자경험도 개선하며 복잡한 문제를 쉽게 풀어내는 지능형 해결사 역할에 다가서고 있다. 이런 발전은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사회 전반, 나아가 인류공동체를 변화시키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 에이전트가 갖는 특징은 자율성, 목표지향성, 주변 환경과 맥락을 인식하는 능력, 스스로 학습한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의사결정, 사용자나 다른 AI와 협업을 하는 상호작용성 등을 들 수 있다. 생성형 AI가 고급스러운 챗봇 같은 느낌이었다면 앞으로 등장할 AI는 텍스트, 음성, 이미지, 동영상, 가상현실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환경과 맥락을 스스로 인식하고 거기에 적응하면서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다. AI 에이전트가 로봇,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에 장착돼 인류의 복지에 기여하거나 전장의 무기로 사용돼 인간을 해칠 수도 있다. 잘못 이용하면 인간을 지능적으로 괴롭히는 터미네이터가 될 수도 있는 AI에 대해 적절한 규제정책과 동시에 글로벌 기술경쟁력 제고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기다.

인간이 사적 이익이나 격한 감정에 눈이 멀어 공적 의사결정을 망치려 할 때 약자에 대한 배려 등 공공이익 최적화를 위해 AI가 제안하는 조언을 따라야 할 시기가 오고 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갖는 불완전성을 AI와 협업을 통해 극복해 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친숙한 알파세대와 MZ세대가 AI를 활용해 새로운 사회체계를 정립해 나가게 될 미래가 한편으로는 무척 기대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AI의 무서운 역량 때문에 걱정도 되는 요즘이다.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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