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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1호 여성 서비스 명장 "AS는 고객 마음 고치는 것" [fn이사람]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0 18:28

수정 2024.12.10 18:28

정미라 LG전자 서비스 매니저
수리할 때 고민 얘기하는 분 있어
도움 되고파 심리상담사 1급 취득
출장 가면 동성 매니저 많이 찾아
이 분야에 여성들 더 많아졌으면
정미라 LG전자 서비스 매니저 LG전자 제공
정미라 LG전자 서비스 매니저 LG전자 제공
"올 때 기분 좋은 사람은 없지만, 갈 때는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게 AS센터라고 생각합니다."

LG전자 서비스 분야 '명장'에 오른 유일한 여성 서비스 매니저 정미라 기장(사진)의 AS 철학이다.

'명장'은 LG전자가 서비스 분야 최고 전문가에게 수여하는 칭호로, 수리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인 '기술 명장'과 고객응대 및 케어 분야 최고 전문가인 '고객 케어 명장'으로 나뉜다.

지난 1997년 입사해 지난해 명장으로 선정된 정 명장은 LG전자에서 출시한 모든 제품의 수리가 가능한 AS 베테랑이자 고객 케어 강사다.

정 명장의 목표는 LG전자의 모든 서비스 매니저가 제품 수리뿐 아니라 고객이 말하지 않는 마음까지도 케어해 주는 '서비스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단순히 제품을 고치는 것이 아닌 고객의 감성을 케어하는 셈이다.

말뿐이 아니다. 정 명장은 CS강사 1급과 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주부 고객들이 제품 수리를 맡길 때면 자녀와 소통 같은 집안 문제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식도 말을 안 듣는데 가전제품도 말을 안 들으면 얼마나 속상했을지 공감만 해도 고객은 AS 이상의 만족을 한다"고 말했다.

정 명장은 고객 감성 케어에 앞서는 것은 수리 전문성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27년간 삐삐부터 AI 기능이 들어간 가전제품까지 LG전자가 출시한 모든 제품을 수리할 수 있다. LG전자는 물론 타사 제품이 출시되면 사용설명서를 구해 기능과 특징을 연구하는 노력파이기도 하다.

체력도 AS 전문성에 포함된다. 때에 따라 10㎏이 넘는 공구통과 부품 등을 메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다세대주택도 오르내려야 하므로 다리 힘을 기르기 위해 주말마다 자전거를 탄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강사 업무를 하고 있지만 언제든 현장에 나갈 수 있어야 프로 AS"라며 준비된 자세를 강조했다.

정 명장은 특히 여성 인재 양성에 관심이 많다. 그는 "여름 출장 서비스할 때 여성 고객들이 계시는 경우 여성 서비스 매니저 방문을 훨씬 선호한다"며 "여성의 강점이 분명하고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서비스 분야에서도 여성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명장은 여성 서비스 매니저들이 수리에 대한 궁금증이나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마다 멘토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분기마다 여성 서비스 매니저 모임을 주도하면서 '큰언니'로 불리기도 한다.

정 명장은 "요즘은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서비스가 더욱 빠르고 정확해졌다"며 "좋아진 기술만큼 고객과 교감이 이뤄진다면 만족을 넘어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서비스 매니저의 고객응대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선제적 기술 전문성'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은 선제적(Proactive)인 고객서비스와 따뜻함을 바탕으로 한 기술 전문성(Warmtech)을 결합, 고객이 원하는 감성적인 니즈를 미리 파악하고 감동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또 '고객응대 실습 교육장'을 마련해 서비스 매니저가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강사의 일대일 코칭을 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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