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순매수 규모만 9천억
안전자산 인식 커져 투자 더 늘듯
같은 기간 코스피 5천억 순매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탄핵정국 여파 등으로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원화채 시장에선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의 국가 신용도는 대외적으로 변함이 없는 만큼, 외국인의 원화채 선호는 지속될 전망이다. 또 내년 경기둔화 시그널이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인 원화채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는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안전자산 인식 커져 투자 더 늘듯
같은 기간 코스피 5천억 순매도
10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이튿날인 4일 원화채 시장에서 외국인의 1866억원어치의 순매도세가 나왔으나 5일을 기점으로 다시 순매수세로 전환됐다.외국인의 원화채 순매수 규모는 5일 1295억원, 6일 2613억원, 9일 1008억원 수준이다.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외국인의 원화채 순매수 규모는 약 9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5000억원에 달한 것과 대조된다.
이달 9일 기준 외국인의 원화채 보유 잔액은 270조657억원으로 전체 채권 시장에서 비중은 10.41%에 이른다. 채권 전문가들은 이는 여전히 한국의 기업 신용등급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가 굳건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증시가 세계 시장에서 이머징 마켓(EM)으로 분류되는 것과 달리 원화채는 선진국 수준으로 채권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진다. 이는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이 더블에이(AA급)으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원화채 보유 잔액은 지난 2021년 9월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한 후 약 3년여만에 12월 현재 270조원을 가리키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채 현물에 투자하는 외국인 주체는 중앙은행, 국부펀드, 연기금 등 장기 투자 기관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매매가 잦은 주식시장과 달리 변동성이 낮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또 경기둔화 시그널이 명확해질 수록 외국인들은 금리에 투자하는 '안전자산'격인 원화채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채를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장기 투자자들이 대부분이어서 환율 변동에도 민감하지 않는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한국 국채는 안전자산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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