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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철 KDI 원장 “탄핵정국 경제 부정적 영향...오래가지 않을 것”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1 15:34

수정 2024.12.11 15:34

11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24 KDI 컨퍼런스’에서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KDI 제공
11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24 KDI 컨퍼런스’에서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KDI 제공

[파이낸셜뉴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사진)이 탄핵 정국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에 대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주요 거시경제 지표)이 과거에 비해 단단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경제 충격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경제적 어려움이 1997년 외환위기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조 원장은 11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24 KDI 컨퍼런스’에서 계엄령 선포에 따른 정치적 혼란에 대해 “최근 예상치 못했던 일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일주일 사이 금융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했는데, 주가와 환율 변화를 보면 1~2% 정도 영향에 그쳤다”며 “그 변화 폭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슷한 상황에서도 지표를 보면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현재 환율 상승과 대외 신인도 위기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과거 외환위기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참 불행하지만 탄핵을 겪은 적이 있다. 당시 외환시장이 흔들렸다는 기억이 있나, 없을 것”이라며 “외환위기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흑자로 남는 달러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으며, 한국의 대외 순자산은 국내총생산(GDP)의 50% 수준, 약 1조달러에 이른다”며 “유동성 위기를 겪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에 대해 “2% 내외”라면서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률이 1%대로 고착되면 경제위기라는 표현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우리나라와 비슷한 소득 수준의 국가 중 잠재성장률이 2%를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유럽은 1%대 초반, 일본은 1%”라고 말했다. 이어 내수와 관련해 “잠재성장률이 내려가면서 소비 진작이 1% 중후반으로 가기 쉽지 않다”며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 활성화는 지속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조 원장은 미국 사례에서 성장 동력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1세기 들어 세계 경제에서 새롭게 등장한 글로벌 기업은 모두 미국 기업”이라며 “유럽과 일본에 비해 미국 노동시장과 주식시장을 필두로 한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압도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성장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규제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 등 생산성 제고를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구조 개혁 문제는 정치적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노동과 자본이라는 요소 투입에 의한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사회 전반의 생산성 향상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지탱하는 유일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사회 전반의 생산성 제고라는 틀에서 주요 구조 개혁 과제들을 제시하고,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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