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JAJU) 리브랜딩을 기념해 한 한옥에서 열린 '자주앳홈(JAJU@Home) SS2025' 팝업 행사장 마루 위에는 체크무늬와 올리브, 틸블루, 오렌지 등 갖가지 색의 천으로 된 옷을 입은 마네킹들이 줄지어 있었다. 코로나 시기 시장이 급성장한 홈웨어부터 집 근처 외출시 입는 옷이라는 의미의 '원마일웨어(1 Mile Wear)'가 다양한 색감과 디자인을 뽐냈다. 한옥 곳곳 작은 방마다 다양한 색깔과 새로운 디자인을 입은 와인잔과 식기, 정리정돈 용품, 청소용품 등이 볼거리를 더했다.
패션업계 전반의 부진 속 실적이 갈수록 뒷걸음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자주(JAJU)를 재단장하며 본격적인 리빙 상품군에 힘을 준다. 자주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0년부터 이마트 자체브랜드(PB) 자연주의를 넘겨받아 재단장해 내놓은 대표 리빙 브랜드지만, 그동안 패션·뷰티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패션업계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뷰티업계를 비롯해 리빙 카테고리를 함께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주 론칭 25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진행 중이다. 자주는 '현대사회를 사는 한국인의 삶에 최적화된 브랜드'라는 콘셉트로 내년 초부터 새로운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적 기능과 원료를 활용해 소재를 고급화하고 디테일을 추가해 품질은 끌어올린다. 대신 가격은 그대로 유지해 가성비 이상의 가치를 내세울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분기 연속 실적 고배를 마셨다. 2·4분기 매출은 3.9% 감소한 3209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133억원으로 27.8% 줄었다. 3·4분기에도 매출은 2960억원으로 6.3% 줄었고,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65.4%나 감소했다. 업황 부진에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굵직한 해외브랜드들이 직진출로 빠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꺾였다. 한국 명품시장 성장세에 지난해에만 셀린느, 끌로에, 니치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등이 직진출을 선언했다. 반면, 코스메틱부문 성장세는 이를 만회할 정도로 따라오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 2·4분기 코스메틱사업 매출은 10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 줄어든 45억원이었다. 3·4분기 역시 매출은 998억원으로 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 내려간 42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업계는 올해 4·4분기부터는 최근 인수한 비건 뷰티 브랜드 '어뮤즈' 실적이 반영될 예정이라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어뮤즈의 올해 3·4분기까지의 누적 매출(421억원)은 지난해 연간 매출(368억원)을 넘어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직진출로 빠져나간 해외브랜드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인수한 신규 패션 브랜드와 수익 개선을 위한 효율화 작업 등이 내년부터는 조금씩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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