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의 AI 반도체 설계 업체인 텐스토렌트는 설계 수탁을 받은 반도체 생산 주문을 일본 라피더스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전설'로 통하는 짐 켈러가 이끌고 있다.
켈러 CEO는 "속도를 중시하는 라피더스와 협업해 일본에서 우위에 선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다"고 했다. 텐스토렌트는 연내 일본 도쿄에 거점을 마련하고, 100명의 반도체 설계 기술자를 모집해 현지에서 개발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라피더스에서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황 CEO는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 행사 후 GPU를 라피더스에 맡길 것이냐는 질문에 "라피더스에 신뢰가 있다"며 "그때가 온다면 명예로운 일"이라고 답했다.
대만 TSMC에 이어 일본 라피더스를 끌어들여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케이던스도 라피더스의 2나노 공정을 지원하고 다량의 설계 자산(IP) 포트폴리오를 함께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IP는 반도체 기능을 구현한 설계 블록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을 2~3년 단축할 수 있는 중요 요소다.
이처럼 AI 기업들이 라피더스와의 협업에 적극 나선 이유는 반도체 보조금과 일본 정부 차원의 지원 덕분이다. 라피더스는 속도감 있는 양산 추진을 기업 모토로 내걸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에만 라피더스에 2000억엔(1조79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라피더스는 첨단 반도체 공장을 내년 4월부터 가동해 2나노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7년에는 양산한다는 목표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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