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이 집어삼킨 경제
산업계 "수십조원 손실 전망"
국회 멈춰도 통화정책 돌아가듯
산업분야도 독립성 보장 목소리
탄핵정국 관련 지면
발목 잡힌 밸류업 ▶2면
반도체 지원 한국만 소외 ▶3면
윤석열-한동훈 정면충돌 ▶4면
민생 챙기기 나선 野 ▶5면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반도체와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이 멈춰서면서 우리 경제가 입는 손해가 국내총생산(GDP·명목)의 1% 수준인 2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 "수십조원 손실 전망"
국회 멈춰도 통화정책 돌아가듯
산업분야도 독립성 보장 목소리
탄핵정국 관련 지면
발목 잡힌 밸류업 ▶2면
반도체 지원 한국만 소외 ▶3면
윤석열-한동훈 정면충돌 ▶4면
민생 챙기기 나선 野 ▶5면
반도체 연구개발(R&D) 시설투자 세액 공제율 상향 무산으로 인한 손실이 4조~5조원, 애초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던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선로 지중화 예산 일부 수천억원을 포함하는 명시적인 손해만 해도 수십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R&D 종사자의 주 52시간 근로 규제 완화 무산 등 경쟁력 회복 저하로 인한 무형의 가치, 첨단산업 경쟁에서 뒤처지는 데 대한 기회비용까지 계산하면 그 손실은 폭증한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2021년 발표한 정치사회 불안정의 경제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당시 우리나라 정치·사회·행정 불안정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위 국가 수준으로 안정되는 경우 전체 GDP 증가액은 9.9조∼12.7조원일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탄핵정국으로 오히려 정치·사회·행정 불안정이 현실화되면서 그 수준 이상으로 GDP 손실액이 늘어나게 된다. 때마다 되풀이 되는 정치권발 경제위기에 중앙은행 독립성만큼이나 산업 독립성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탄핵정국으로 벌어진 지원의 틈을 조금이라도 메우려면 정상적인 국회 운영과 부가세 인하 등 내수 진작책을 함께 쓰는 등 경제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내수 진작을 위해 감세 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부가가치세를 10%에서 5%로, 한시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면 숨통이 많이 트일 것이다. 성장률 1%는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정국 혼란에도 통화정책은 제대로 돌아가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처럼 산업 정책도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산업 독립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윤수 서강대 교수는 "국회가 멈춰도 통화정책은 돌아간다. 통화정책의 독립성 때문"이라면서 "기술도 돈처럼 취급해야 실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한계에 봉착한 반도체를 뛰게 해주고, 미래 먹거리인 AI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치 상황과는 별개의 통 큰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교수도 산업 독립성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했다. 신 교수는 "산업 독립성 측면에서 정치인들이 경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고민해야 한다"면서 "불안을 주는 행위를 자제하고, 경제에 초점을 맞춰 상황 수습을 위한 여야 간 특별 기구를 속히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만큼, 여야가 시급한 경제 부분에 대해서는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불확실성을 일부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제언도 나왔다. 이대로 두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리스크'로 굳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국회의원이 모여 있는 상황에서 경제 관련 법안들은 처리가 되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여야가 긴급한 경제 관련 사안들에 대해서는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최종근 김준석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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