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기 방위·거리정보 제공
1조7천억 글로벌 시장 진출
佛 탈레스 제품 가격의 70%
1조7천억 글로벌 시장 진출
佛 탈레스 제품 가격의 70%
한국공항공사가 항공용에 이어 국내 최초로 함정용 전술항법시설(TACAN) 개발에 성공하며 바닷길 개척에 나선다. 외국 회사가 독점하던 함정용 TACAN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세계 2대 제작사로 등극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세계 1조7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함정용 TACAN 시장에 진출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는 3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 11월 함정용 TACAN의 국산화와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TACAN은 군용기에게 기지로부터의 방위정보와 거리정보를 알려주는 항법장치다. '하늘의 내비게이션'으로 불리던 TACAN의 함정용 제품 개발로 K-해양방산 선단에 편승했다.
우리나라는 함정용 TACAN을 프랑스 탈레스사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예비품 조달 지연 △신속한 하자 조치 난항 △제한적 기술지원이라는 어려움과 더불어, △해외업체 독과점으로 인한 외화 유출 △사후지원 및 예비품 비용 과다 청구라는 문제점을 겪어왔다. 이번 국산화 성공으로 △예비품 신속 조달(장애기간 단축) △장비 일원화로 유지보수 어려움 해소 △개발자의 기술 교육 지원으로 유지보수자의 전문성 향상 △외화 유출 방지 및 민간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또, 국산화를 통해 민간 중소기업 견인 및 제조산업 생태계 활성화도 이룰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2016년 자체개발한 고정용 TACAN의 원천기술을 토대로 지난달 말 함정용 TACAN의 기술규격과 성능검사를 잇따라 통과했다.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지는 미국 국방 최신기술규격(13종 23개)의 국제 인증을 취득해 신뢰도도 검증했다. 최종 단계로 정부의 성능적합점검에 합격해 국내외 인증평가를 완료했다.
특히 경쟁업체 제품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프랑스 탈레스사의 제품 가격의 약 70% 수준으로, 해외 수출에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수 있다"라며 "후발주자지만 최신 기술을 사용한 만큼, 속도가 더 빠르고 유지보수도 용이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해군에 함정용 TACAN을 납품하는 입찰을 진행 중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2028년까지 방위사업청이 발주 예정인 TACAN 약 30세트 전량수주(약 300억원 규모)가 목표"라며 "나아가 1조7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함정용 TACAN 시장에 진출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공항공사의 항공용 TACAN은 이미 국내 38개소 187개 세트. 해외 28개국 262개 세트(올해 12월 기준)를 판매하며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공군 TACAN 2차 사업을 준공해 국산화율 100%를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2021년 역대 최대로 인도 공군과 해군에 TACAN 33개 세트를 수출하면서 약 23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정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은 "공사는 공항운영자로서 항행장비를 직접 개발하는 세계 유일한 기업으로, 글로벌 방위산업시장에서 K-방산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R&D) 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