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총 1537억원 투입
매출 대비 R&D 비중 13% 달해
비만·항암 등 신약 개발 집중
한미약품이 경영권 분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연구개발(R&D)에 흔들림 없는 투자를 이어가며 신약 개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올해 초 시작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1년 가까이 지속되며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지만 R&D 만큼은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매출 대비 R&D 비중 13% 달해
비만·항암 등 신약 개발 집중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해 3·4분기까지 총 1537억원을 R&D 자금으로 투입했다. 전년 1363억원 대비 12.7% 증가한 것이다. 3·4분기까지 한미약품의 누적 매출액이 1조1439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매출액 증가폭의 2배 가까운 수준으로 R&D 투자를 늘린 것이다.
한미약품의 R&D 규모는 국내 제약사 빅5 중 3위를 기록했고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전년 12.8%에서 올해는 13.4%로 0.6%p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의 12.8%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한미그룹 오너가(家)의 경영권 분쟁이라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R&D에 대한 투자 의지는 꺾이지 않은 셈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R&D가 한미의 핵심 가치고, 회사의 성장동력 역시 R&D에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는 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철학을 잇는 것이다. 임성기 회장은 R&D를 통해 혁신적 의약품을 개발해 캐시카우로 키우고 이를 다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고리 강조한 바 있다.
현재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서 비만·대사질환,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서 국내 제약사 중 최다 규모인 30여개의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위고비의 출시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상업화 제품을 2026년 하반기에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한미약품은 위고비 수준의 체중감향 효과가 기대되는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또 체중감소와 혈당조절은 물론 GLP-1 계열 약물 중 가장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보호 효능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또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로 개발중인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비만대사 수술 수준의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는 약물이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고 내년 하반기에는 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항암제 부문에서는 면역조절 항암 혁신신약 'HM16390'이 악성종양을 모두 없애는 완전관해를 입증하고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또 11월에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완전관해 등 연구결과 2건을 발표했다.
지난 2월에는 한미의 독자 개발 이중항체 플랫품 기술 '펜탐바디'를 적용한 면역항암제 BH3120가 1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해 임상에 돌입했다. BH3120은 암세포 표면에 위치한 PD-L1과 면역세포 표면의 4-1BB를 동시에 타깃해 면역세포가 종양세포를 쉽게 인식해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희귀질환 영역에서는 파브리병 치료제와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에서 성과를 냈다. 미충족의료수요가 큰 희귀질환 치료제는 개발 난이도는 높지만 약가가 높아 글로벌 빅파마들이 관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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