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교운 임윤지 신은빈 기자 =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3일 국회에 보고됐다. 야 6당이 예고한 표결 시각까지는 이제 24시간도 남지 않았다.
1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 의사국장은 야 6당 의원 190인 명의로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고 보고했다.
이번에 보고된 탄핵안은 비상계엄 선포 이튿날인 지난 4일 발의된 탄핵안에 이은 두 번째 탄핵안이다. 첫 번째 탄핵안은 지난 7일 표결에 부쳐졌지만 국민의힘의 집단 표결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200명)에 미달, 투표함을 열어보지도 못한 채 폐기됐다.
두 번째 탄핵안 표결은 14일 오후 4시 본회의에서 실시된다. 당초 같은 날 오후 5시로 예고됐으나 한 시간 당겨졌다.
이번엔 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날 오전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 가운데 당내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질서 있는 퇴진'을 제시했던 한동훈 대표는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윤 대통령 제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내란죄가 아니라고 강변하면, 당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논의하고 국회 국정조사나 청문회 등을 통해 사실규명에 나서는 절차를 제시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라며 한 대표를 직격했다.
당내 균열 속에 국민의힘에서 첫 번째 탄핵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졌거나, 이번 표결에 찬성하겠다고 밝힌 의원을 합하면 총 7명이다.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의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권 찬성표 192명을 합쳐 의결 정족수 200명을 넘길 것이란 기대가 야당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막판까지 탄핵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국민의힘을 설득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발표한 성명에서 윤 대통령 담화를 '국민을 향한 광기의 선전포고'라고 규정하고 "탄핵만이 혼란을 종식할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14일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탄핵 관련 당론을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친윤석열계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표결 참여 여부 등) 모든 것을 의원총회에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에선 비상계엄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유튜브 채널 '겸손은힘들다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는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계엄군이) 체포돼 이송되는 한동훈을 사살한다'(라는 제보를 받았다)"며 북한군의 소행으로 몰아가려 했다고 주장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4·10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것에 관해 "상당히 충격적"이라며 "(부정선거는) 제 생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사당 주변도 탄핵 표결을 대비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국회 본관 앞 잔디마당에는 각 방송사가 탄핵 표결 경과를 보도하기 위한 '오픈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는 경내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이날 오전 0시부터 외부인 출입 통제를 시작했다. 표결이 이뤄지는 14일까지 통제를 이어간다.
대통령실은 비상계엄 해제 당일 윤 대통령의 국방부 지하 합참 결심지원실 방문 당시 국가 안보실 참모진이 동행했다는 '2차 계엄설' 주장을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후, 대통령이 합참에 방문시 안보2차장과 국방비서관은 통상적인 수행을 했다"며 "2차 계엄 논의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인 4일 새벽 1시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박안수 계엄사령관과 국방부 지하 합참 결심실에서 회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인성환 안보실 2차장과 최병옥 국방 비서관이 참석했고, 신원식 안보실장과 정진석 비서실장도 비슷한 시간에 국방부 지하를 들렀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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