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
|
[파이낸셜뉴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출렁거린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과 연기금이 순매수한 것과 달리 개인과 외국인은 대거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같은 상황에서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의 하락률은 두 자리수 수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도 종전 수익을 내던 것과 달리 손실 전환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13일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 평균은 각각 -14.66%와 -1.56%로 집계됐다. 지난 3일부터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지나면서 '패닉셀'을 지속했던 투자자 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지난 11월 25일~12월 3일에는 개인과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종목 평균 수익률이 각각 -4.06%와 7.94%이다.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10개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전무하다. 구체적으로 개인은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주를 많이 담았다. 이들은 밸류업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데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두되며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졌다. 이에 KB금융 -16.01%, 하나금융지주 -9.55%, 신한지주 -12.23%, 우리금융지주 -7.62% 등 일제히 큰 폭 하락했다.
이외 엔켐(-20.68%), 금양(-2.96%), 이수페타시스(-18.69%), 두산에너빌리티(-18.69%), 고려아연(-20.56%) 등 개인이 많이 담은 종목 대다수가 두 자리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엔켐은 외국인 순매도 상위 8위에 들었는데 이를 개인이 받아냈지만 낙폭이 컸다.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에 장중 240만원선까지 터치하며 시가총액 상위 5위까지 올랐던 고려아연은 최근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곤두박질쳤다.
개인보다 양호했지만 수익률이 급감한 것은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순매수 상위 종목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8%), 유한양행(-0.33%), 두산에너빌리티(-18.49%), 현대로템(-6.90%), JYP Ent.(-1.33%) 등 5개 종목이 하락했다. 주로 윤석열 정부 수혜주로 꼽혔던 원전·방산 관련 종목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NAVER(0.48%), SK하이닉스(6.43%), 크래프톤(3.65%), 삼성바이오로직스(1.96%), 셀트리온(3.48%) 등 5개 종목은 상승했다. 앞서 반도체 업종 부진으로 하락하던 SK하이닉스가 12월 들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최근 변동성가 커진 증시를 받쳤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거리감 있는 인터넷·바이오 업종은 비교적 견조한 수익률을 유지했다.
한편 지난 3일 이후 국내 시장에서 개인은 2조5265억원, 외국인은 9630억원 가량 각각 내다 팔았다. 이 기간 기관과 연기금이 각각 2조8184억원, 1조5444억원어치 사들였지만 개인과 외국인의 '패닉셀(공황 매도)'에 지수가 급락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