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4개 미 30년물 ETF 4·4분기 –5.15%
순자산총액은 커졌으나 수익 못 내는 중
증권가에선 ‘듀레이션 축소’ 권고
한미 금리 차 벌어지면 국고채 투자 매력은↑
순자산총액은 커졌으나 수익 못 내는 중
증권가에선 ‘듀레이션 축소’ 권고
한미 금리 차 벌어지면 국고채 투자 매력은↑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4분기 들어 레버리지·인버스를 제외한 국내 14개 미국 30년 국채 상장지수펀드(ETF)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5.15%로 집계됐다. 이 중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엔화에 노출된 2개 상품도 성과 하방 압력을 상쇄하지 못 하고 이 기간 수익률은 6%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미국에 상장된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미국채 불 3X(티커 TMF)’, ‘아이셰어즈 20년+ 미국채(TLT)’ 등은 최근 3개월 동안(현지시간 15일 기준) 각각 가격이 25.99%, 8.13%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긴축을 멈추고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장기채 상품 수요가 커졌다. 이에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올해 관련 ETF를 6개 공급해 14개로 늘어났다. 같은기간 합계 순자산총액 역시 1조1816억원에서 5조4484억원으로 4.6배 이상 커졌다. 이전까지 2년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진행돼 상대적으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수익률 기대감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채권 가격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장기채는 금리 인하 시 큰 자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편입한 ETF 성과도 자연히 올라간다.
하지만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9월 16일(현지시간) 3.931%까지 떨어졌다. 이후 줄곧 오르다 11월 중순 이후 주춤하는 듯하더니 이달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으론 4.6%를 넘겼다. 그만큼 채권가격은 떨어지게 된다.
오는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3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현실화돼도 이미 기대감을 선반영한 시장이 얼마나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물가나 정치도 받쳐주지 못 하고 있다.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데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0.4% 올랐다.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국채 금리가 튀기도 했다. 재정지출 확대를 위한 국채 발행이 늘어 금리 수준이 오르면 채권 값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외 공급망 차질, 국제유가 상승 등도 변수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 이후 장기 국채 금리가 완화됐음에도 관련 ETF 매도세는 강하다”며 “물가, 트럼프 정책 등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채권은 듀레이션(만기) 축소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한국 국고채 투자 가치가 비교적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10월과 11월 연달아 0.25%p씩 기준금리를 내려잡으며 한미 금리 차는 1.75%p로 확대됐다. 이에 한국 국고채 ETF들은 차츰 수익을 내고 있다. 4·4분기 들어 6개 국고채 30년물 ETF 평균 수익률은 7.76%를 기록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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