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운명의 칼자루'를 쥔 헌법재판소에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헌재 홈페이지에는 탄핵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헌재 앞에는 탄핵 찬성과 반대 화환이 경쟁하듯 잇따라 배달됐다.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헌재 주변에선 찬성과 반대 측의 집회도 지속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윤 대통령 탄핵 관련한 글 약 4만4000건이 게시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3일까지 약 1년간 해당 게시판에 게시된 글이 600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탄핵소추안 가결 당일인 14일엔 10여개의 글이 올라왔고, 전날부터 탄핵 관련 글 수만개가 올라오면서 치열한 여론전이 벌어지고 있다.
게시판에는 탄핵 찬성 및 반대 입장을 담은 글이 번갈아 올라오고 있다. 찬성 측은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인용", "탄핵 인용 찬성한다", "탄핵 끝까지 감시하겠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는 반면 탄핵 반대 측은 "대통령 탄핵 절대 반대", "부정선거 OUT, 탄핵반대", "불법 탄핵 반대한다" 등의 글을 게시하며 맞서고 있다.
헌재를 둘러싼 탄핵 찬성, 반대 시민들 간 신경전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치열하다. 이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는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화환과 탄핵을 촉구하는 화환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응원화환에는 "윤석열 대통령님 힘내세요, 외압에 굴함 없이 헌법으로 자유민주주의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반면, 탄핵 촉구 화환에는 "윤석열 파면해야 대한민국도 정상영업", "계엄선포 때문에 연말 장사 망함", "우리 이제 광화문 간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어 대조를 이뤘다. 이날 오전 11시께도 탄핵과 관련된 화환 3개가 추가로 배송됐다. 화환을 배송한 배송기사 A씨는 "오늘 헌재 앞으로 화환 세 개를 배달했다"며 "앞으로도 추가 예약이 계속 들어올 것 같다"고 말했다.
헌재 앞에선 탄핵을 둘러싼 시민들의 1인 시위도 시작됐다. 황순식 전국비상시국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황 위원장은 "오늘 헌재에서 첫 재판관 회의가 열리는 만큼 (대통령) 파면 결정이 빠르게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번 탄핵은 단순히 정권 교체를 넘어 8년 전 미완성으로 남은 촛불혁명을 완수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탄핵을 반대하는 박모씨(63)도 같은 장소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박씨는 "탄핵안이 가결돼서 밥도 못 먹고 일상생활도 못 하고 잠도 못 자고 일도 손에 안 잡혀 나왔다"며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밝히려 계엄을 선포했고, 이는 통치행위 중 하나인데 내란으로 몰고 가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전했다.
특히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해 헌재로 넘어간 만큼 진보·보수단체들은 그간 서울 여의도 국회 주변에서 열렸던 집회를 광화문 등 헌재 인근으로 장소를 옮겨 이어간다.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보수성향 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광화문, 중앙지방법원, 헌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탄핵무효'와 '4.10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오는 20일까지 매일 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과 '촛불행동' 등 진보성향 단체들도 이날 저녁부터 광화문 등 헌재 인근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비상행동 측은 "이제 시작으로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며 "오늘부터 매일 광화문 앞에서 촛불을 들 것"이라고 했다. 촛불행동 측도 "윤석열이 파면될 때까지 매일 저녁 7시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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