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됐던 윤-한 갈등, 공멸로 끝나
유력 여권 대선후보 꼽혀 거취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표 취임 5개월 만에 직을 내려놨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래 지속된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공멸로 끝난 셈이다.
유력 여권 대선후보 꼽혀 거취 주목
윤석열 대통령의 생사 여탈권은 헌법재판소가 쥐고 있지만 한 전 대표는 정계에서 발을 빼고 휴지기를 가질지, 곧바로 대선 출마를 위해 숨 고르기에 돌입할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설 여권 유력 대선후보로 꼽힌 인물인 만큼 한 전 대표의 추후 거취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전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한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따로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은 채 국회를 찾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한 전 대표의 향후 거취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지만, 한 전 대표는 정계를 떠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본인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에게 "저를 지키려고 나서지 말아 달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 "추운 날 나와줘서 고맙다. 저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당 대표직은 잠시 내려놓지만 정계에서 발을 빼지 않겠다는 말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 전 대표의 정치인생은 아이러니하게 윤·한 갈등과 함께했다.
비대위원장 시절부터 비대위원을 맡은 김경율 회계사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두고 '마리 앙투아네트'라고 칭하면서 분열 조짐을 보였다.
명품백 사건,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 직후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등을 요구하면서 윤·한 갈등은 고조됐다.
최근까지 한동훈 당시 대표의 가족이 윤 부부를 비방하는 게시글을 당원게시판에 올렸다는 논란이 일어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전 전 최고위원과 한동훈 전 대표의 말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계엄정국에서도 한동훈 당시 대표는 계엄에 대해 위헌·위법적이라며 비판하고 탄핵에도 막판 찬성으로 돌아서며 친윤계의 신임을 완전히 잃어 당에서 고립됐다.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한 전 대표가 화려하게 부활해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를지는 미지수다. 친한계로 분류됐던 한 전 대표의 측근은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겠지만 정치인으로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SNS에 "계엄해제 결의안 및 윤석열 탄핵을 가결시켰던 결단은 높이 평가받을 것"이라면서도 "그가 정치권으로 다시 돌아오기는 지극히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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