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여사 X 계정에 트럼프, 아베 아키에 여사와 플로리다서 만난 사진 올려
이시바 총리는 미 대선 이후 취임 전 조기 회동 원했지만 트럼프 측에서 거절
이시바 총리보다 아키에 여사가 먼저 트럼프 만나
이시바 총리는 미 대선 이후 취임 전 조기 회동 원했지만 트럼프 측에서 거절
이시바 총리보다 아키에 여사가 먼저 트럼프 만나
【도쿄=김경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부부가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를 만났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인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당선인, 아키에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아베 아키에 여사를 마러라고에서 다시 맞이해 영광이었다. 우리는 그녀의 작고한 남편인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고 그의 훌륭한 유산을 기렸다"는 글을 게시했다.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당선인 부부가 아키에 여사와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마러라고 리조트는 트럼프 당선인이 '겨울 백악관'이라고 부를 정도로 애착을 가진 곳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4년간 32차례 마러라고를 찾았다. 임기 동안 트럼프 당선인은 모두 142일을 마러라고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14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했다.
교도통신은 CNN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가 2022년 7월 피격 사망한 이후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아키에 여사에게 전화로 근황을 물은 적이 있다고 한다"며 "이번에는 양국 정부를 통하지 않고 사적인 관계로 만찬이 정해졌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미국으로 찾아가 회동했다. 이후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만남이 일본 정부가 추진했던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 간 조기 회동이 불발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려 했으나 트럼프 당선인 측이 원칙적으로 내년 1월 취임 이전에는 외국 정상과 만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면담했고 이달에는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만났다.
일본에서는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 간 조기 회동이 성사되지 않자 이시바 총리에 대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키에 여사가 어떤 입장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났는지, 이 만남이 (개인이 내각 밖에서 행하는) 이중외교가 될 우려는 없느냐는 질문에 "만남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 건에 대해서는 정부가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하야시 장관은 아키에 여사의 방미에 일본 정부가 여행비 등을 지원했거나 외무성 등 정부 직원이 동행했느냐는 질문에는 "정부는 그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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