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흔히 하는 말로서가 아니라 발상의 전환으로 해운조합을 바꾸겠습니다."
이채익 한국해운조합 이사장(사진)은 취임 100일을 앞두고 17일 서울 강서구 한국해운조합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75년 역사의 해운조합에 장학재단이 없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며 "격무에 시달리는 선원들의 자녀를 지원하기 위해 저부터 기부를 해 장학재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 나서니 하나마린 대표가 1억5000만원을 약속하고 KTS해운 대표도 출연하기로 했다"며 "이런 식으로 발상을 전환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모두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 사무관이 오시면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정중하게 예우한다. 과거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을 하던 이채익은 잊었다. 철저하게 '을'의 입장에서 일하겠다"며 "생각을 바꾸니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관련법안 제정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내항선사 지방세 감면, 내항선사 취득세 및 재산세 감면 등을 지금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다"며 "이것도 우리가 먼저 나서서 시도해보니 하나 둘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외항선사 대표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HMM 및 SK해운 대표를 만났다"며 "그동안 우리는 내항선사만 만나왔는데 절대 틀에 갇혀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외항선사도 포용하는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해운조합 이사장 출마는 절대 우연이 아니다"며 "바다 관련 일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주위에서 놀랄 정도로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해운인, 항만인이라고 자부하면서 바다와의 인연을 전했다.
울산 남구청장 재직 시절 고래박물관을 지었다. 당시 정부 예산지원을 하나도 안받고 해양수산부를 찾아가 땅 2200평 빌려서 결국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을 만들어냈다. 이후 울산항만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울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를 만들었고 19대 국회에선 '바다와 국회' 포럼 대표책임위원을 맡았다.
좋아서 하는 일에 힘든 것이 대수일까. 그는 취임 후 지금까지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고, 일찍 퇴근한 적도 없다고 한다.
국내 정세가 혼란스럽지만 그럴수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난 10일에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핵심은 입법행정 지원부서 신설이다. 국회 및 정부와의 접촉면을 늘려 사업예산을 확보하고 입법 활동 확대를 통해?조합원 정책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한국해운조합 조합가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가사를 모집했는데 현재까지 300여건이 들어왔다. 가사 심사는 거의 끝났고 작곡과정을 거치고 있다.
사옥 신축도 검토하고 있다. 사옥은 해운조합인들의 꿈의 전당이 돼 야 하는데 지금의 건물은 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신사옥을 갖출 역량은 충분하다"며 "해운조합인들의 프라이드와 역량에 어울리는 멋진 사옥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채익 이사장은 경남 양산 출신으로 초대 울산시의회 의원과 경남도의회 의원, 울산 남구청장을 지냈다. 2008년부터는 울산항만공사 사장을 맡았다. 이어 2012년부터 2024년까지, 19대부터 21대까지 국회의원에 3연속 내리 당선되면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한국해운조합은 한국해운조합법에 기반해 지난 1949년 창립된 특별법인이다. 현재 여객선, 화물선, 유조선 등 업종별 전국 2200여 선사가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서울 본부를 중심으로 동남, 서남권역 등 4본부 8개실 10개 지부로 운영된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해상종합보험인 공제사업과 선박용 유류공급, 사업자금 대부사업 등이 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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