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희귀질환 22살 외동딸 "삶의 끝에서 장기기증"...5명 살리고 떠났다 [따뜻했슈]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7 10:55

수정 2024.12.17 16:44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경찰을 꿈꾸던 원유선씨(22)가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1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8일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원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5명에게 기증했다고 밝혔다.

전신중증근무력증으로 경찰 꿈 접은 유선씨

원씨는 지난달 20일 저녁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경찰이 되고 싶다는 꿈을 소중히 키워왔던 원씨는 지난 2018년 2월 전신중증근무력증을 진단받은 뒤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어 꿈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힘든 투병 생활이 이어지는 중에도 만약 삶의 끝이 온다면 누군가를 살리는 기증을 하고 싶다며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했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원씨는 차분하고 자상한 성격으로 누구보다 다른 사람을 아끼고 배려하는 사람이었다. 동물을 좋아해서 시간이 될 때면 유기견 보호센터에 가서 자원봉사를 했고, 힘든 부모님을 돕기 위해 식당 주방 일과 택배 분류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갔다.

어머니 "마지막 순간까지 나누고 떠난 내 딸, 사랑한다"

가족들은 마지막 순간에 생명나눔을 실천하고자 했던 원씨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어머니 원서현씨는 "늘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좋아했고 아픈 상황에서도 더 어려운 사람을 걱정했던 너였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누군가를 위해 아름다움을 나누고 떠나는 내 딸아, 자랑스럽고 엄마로서 감사하고 사랑한다“라며 보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 아픔을 이해한다고 한다. 기증자 원유선 양의 숭고한 생명나눔은 힘든 상황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실천됐기에 더 가슴을 울리는 것 같다“라며 ”이러한 따뜻한 마음씨가 널리 알려져 좀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