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현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중진 그룹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위기 정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사실상 추대하는 데 뜻을 모았고, 향후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에도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진 의원들은 16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당내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 임명권은 한동훈 전 대표가 지도부 붕괴로 사퇴하면서 권 원내대표가 갖고 있다. 이와 맞물려 중진들이 사전에 뜻을 모으고 의원총회에서 이를 관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이들은 '4선 이상 중진간담회'를 거쳐 의원총회에서 당 주류 여론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 가운데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분은 권성동 원내대표 및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이라며 "사실상 이들의 집단지도체제"라고 설명했다.
중진 의원들은 12일 의원총회에서는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을 원내대표로 세우는 데도 앞장섰다. 중진들은 10일 중진 회의에서 권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자고 여론을 몰았다. 이에 친한계 중진 의원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하며 김태호 의원을 추천하면서 '단독 추대'는 무산됐다.
다만 경선에서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108명 중 106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72명의 표를 받아 김 의원(34표)을 '더블스코어'로 제쳤다. 이들이 이토록 크게 승리한 배경에도 중진 의원들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이들은 초·재선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만나며 "지금은 분열하면 안 된다"고 설득했다.
또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반대 당론을 정해 이를 끝까지 관철한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의원은 새로 들어선 원내대표단 구성에도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 원내대표를 중심에 두되, 이들 간 소통 구조를 만들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이들이 비대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면 앞으로 있을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부총장 등의 인선도 배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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