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중기부, 매출 감소에 뿔난 중소기업·소상공인 달래기 나서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7 16:30

수정 2024.12.17 16:30

[파이낸셜뉴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중소벤처기업부가 관계부처와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며 불만 잠재우기에 나섰다. 12.3 비상계엄 여파로 현장의 피해가 현실화되는 와중에 예정된 정책마저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급히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중기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외교부와 만나 각각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책 논의에 나섰다.

중기부는 우선 과기부와 '소상공인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기업·플랫폼사업자에 비해 소상공인의 디지털 기술 도입 수준이 낮고,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하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이에 △소상공인의 디지털화 촉진 △디지털 역량 제고 지원 △경영활동 지원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향후 '소상공인 AI·디지털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주요 분야별 실무협의회를 열어 소상공인의 현장을 두텁게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중기부는 이날 외교부와의 정책협의회를 열고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재외공관을 해외 수출지원센터로 활용, 공관이 현지 시장환경 등을 고려해 제안하는 지원사업 모델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기부는 이 사업을 통해 협의체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국내 중소기업들이 현지 진출 확대를 도모할 수 있도록 재외공관의 적극적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다.

이처럼 정부는 혼란한 정국 속에서도 실무진 회의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지난 16일 장관회의에서 중소·벤처기업에게 미치는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중기부 및 산하기관 전 직원들이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책무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다만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주간에 거의 모든 정부 부처의 업무는 마비됐었다.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다수의 장관들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간부 급은 물론 실무진들 사이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더해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기존 정책이 추진력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비상계엄의 여파는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가장 먼저 덮쳤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0~12일 외식업자와 숙박업자 총 5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인 46.%는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같은 기간 전국 일반 소상공인 총 16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89.2%는 방문 고객이 감소했으며, 매출 감소를 경험한 비율은 88.4%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업계 관계자는 "연말특수가 사라진 소상공인들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기존 정책을 실무진 급에서 추진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고정비용 및 금융 부담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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