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여파로 음식점 발길 끊겨
송년회도 하고 지갑 열어 물건 사야
송년회도 하고 지갑 열어 물건 사야
나라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어려움은 어느 때보다 크다. 집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는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의 음식점들에는 손님의 발길이 거의 끊겼다고 한다. 도심 상권에도 불황이 덮쳐 텅 빈 상가들이 늘어났고, 송년회 시즌인데 손님도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자영업자들은 벼랑끝에 몰려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8.4%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는 소상공인이 무려 36.0%나 됐다. 외식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 감소세에서도 음식업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줄었다고 한다.
소비 감소는 적자로 이어져 자영업자들은 줄폐업 위기에 직면했다. 이대로 가다간 올해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의 98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들의 매출 감소도 심각하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고전하는 와중에 소비침체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간신히 2%대에 턱걸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1%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비관론이 많다. 수출과 내수 양 날개가 제대로 펴져야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데, 수출은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한쪽 날개인 내수는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다.
경제는 심리다. 나쁘게 생각하면 지출을 줄이게 되고 기업과 나라 경제는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간다. 좋게 생각해서 소비를 늘리면 반대로 기업 매출이 늘고 전체 경제가 잘 돌아가는 선순환에 든다.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총동원해 내수진작의 군불을 때야 한다. 문제는 탄핵 여파로 정부가 동력을 잃은 점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나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돈을 써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정부 부처와 금융권, 기업들이 송년회를 예정대로 하라고 권장하는 것은 잘하는 일이다. 이런 목소리들이 이어져 소비 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특히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기업과 소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우리 경제의 핵심 보루와 같다. 밀어주고 끌어주기는커녕 정치가 망조에 들어 기업을 최악의 보릿고개로 내몰고 있다. 정부 또한 맥이 빠져 있겠지만, 마지막 힘까지 짜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줄도산·줄폐업 위기로 몰리지 않도록 팔을 걷어붙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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