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체제 부작용 우려 해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품으면서, 항공운임 인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위적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경쟁사가 사라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17일 대한항공은 운임 인상 우려에 대해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수많은 국내외 항공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만큼, 대한항공이 일방적으로 운임을 인상하기는 불가능한 구조"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항공권은 항공기가 출발하면 더 이상 판매할 수 없어 일반 소비재와 다른 가격 체계로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 좌석을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사 여부보다는 '공급과 수요'가 항공 운임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결합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 40곳에 대해 각 노선별 공급 좌석수를 2019년 공급 좌석수의 90% 미만으로 축소하지 못하도록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공급이 줄어들지 않는 만큼, 운임 인상도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항공시장이 완전경쟁시장에 가깝다는 점에서 항공 운임 인상설은 더욱 힘을 잃는다. 또, 국토교통부의 승인 없이 항공사가 자의적으로 공시운임을 올릴 수 없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계적 항공사들이 낮은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들어오고 있고, 국적 항공사 중에서도 에어프레미아 등 저가 항공기가 많이 운행되며 경쟁이 치열해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항공 운임을 인상하려면 정부와 논의를 해야 하고, 인상을 하면 소비자로부터 큰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올리더라도 물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호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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