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출 의혹' 손태승 처남, 혐의 부인

우리은행 前 임원 등 3명 첫 공판
"대출절차·사용 등 적법하게 진행"

부당대출 의혹을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 김모씨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손 전 회장 처남 김씨와 우리은행 전 본부장 임모씨, 전 부행장 성모씨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씨는 아내 명의 회사 자금을 유용하고, 회사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인수 가격을 부풀려 우리은행으로부터 과도한 대출을 받은 혐의(횡령·사문서위조)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씨는 우리은행 신도림금융센터장과 선릉금융센터장으로 재직할 당시 손 전 회장 처남 김씨와 친분을 쌓아 부당대출에 관여한 혐의로, 성씨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은행 본점에 근무하며 부당대출을 승인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김씨 측 변호인은 "대출 목적대로 회사에 사용했으니 횡령이 될 수 없고, 대출 관련해 적법한 절차를 거친 내역이 있다"며 "사문서위조 부분에서는 매도인으로부터 포괄적 위임을 받았고 매매 대금을 올려 기재한 것에 대해 알렸기 때문에 위조가 아니다"라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반면 임씨와 성씨는 공소사실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검찰 측에서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관련 증거열람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재판장은 "기소 이후 석 달이 다 돼가는데 피고인 구속기간 무엇을 하라고 증거열람을 안 해줬냐"며 "검찰에서 말하는 건 오로지 수사 편의 목적으로 재판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 앞으로는 이러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들이 검토를 마쳐야 재판이 제대로 진행될 것 같다"며 "검찰 측에서 오늘부터라도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검찰은 우리은행이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 혹은 개인사업자 차주에게 내준 616억원 규모의 대출액 중 350억원이 부당하게 대출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더해 손 전 회장 지휘 하에 70억~100억원대의 추가적인 불법 대출도 이뤄진 것으로 파악했다.

[e-mail]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