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금융정책 동력 축소
전금법 등 처리할 법안 쌓였는데
여야정 협의체 난항에 통과 미지수
정부 주도 실손 개혁도 ‘반쪽’ 우려
전금법 등 처리할 법안 쌓였는데
여야정 협의체 난항에 통과 미지수
정부 주도 실손 개혁도 ‘반쪽’ 우려
17일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여야가 정기국회 내 최우선으로 처리할 6개 법안 가운데 대부업법 개정안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포함됐다.
여야가 합의한 만큼 예정대로라면 이달 정기국회에서 무리 없이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기약 없이 미뤄졌다. 대부업법 개정안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대표적인 민생법안으로 꼽힌다.
대부업법 개정안은 대부업의 자기자본 요건을 대폭 높이고 '미등록 대부업자'라는 명칭을 '불법 사금융업자'로 변경한다. 법정 최고이자율(20%)을 초과해 이자를 받는 경우 계약 효력이 제한되고, 이자약정 60%를 초과하면 원금과 이자 모두를 무효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예금자보호법은 예금보호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 2001년 이후 24년 만에 예금보호한도가 상향되는 것이지만 이 역시 미뤄진 상태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도 대기 중이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사 미정산자금 전액에 대해 별도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제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관련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지 않아 법적 공백이 우려된다.
야당이 내놓은 상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더 큰 난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사 합병 등의 경우 주주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상법 개정에 비해 기업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합리적인 자본시장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상법 개정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지금으로서는 미지수다.
올해 정기국회는 지난 10일 종료됐다. 이후에는 야당 등의 요구에 따라 임시회를 열어 필요한 의사일정을 잡는 방식으로 국회가 운영되고 있다. 민생법안에 대한 논의를 하려면 해당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의 일정을 순차대로 잡아야 하는데 당분간 의사일정에 대한 여야 간 유기적 협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민생법안 추진을 위해 국회와 협조하겠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의 거부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공약 중 하나였던 '실손보험 개혁' 역시 '반쪽'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사실상 파행 수순을 밟으면서 금융당국과의 '투트랙' 실손 개혁이 어려운 형편이다.
앞서 비급여·실손 소위는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진료의 관리급여를 통한 급여화 △혼합진료·병행진료 금지품목 설정 △신의료기술 평가상 부적절한 의료기술 퇴출 논의 △급여 적용 외 나머지 부분은 시장가격을 통해 매기는 참고가격제 등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국혼란으로 공청회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이달 말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 발표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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