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독립기관 전환 논의 예정
[파이낸셜뉴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8일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문체부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혼란스럽고 어렵게 된 이런 상황에 대해 국무위원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유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모든 국민이 계엄이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만큼 처음에는 가짜뉴스라고 생각할 정도였다"며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국제사회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한국에서 계엄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례브리핑은 2025년도 문체부 예산 집행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나 대국민 호소문과 한예종 폐쇄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자 관련 의혹에 직접 해명에 나섰다. 유 장관은 지난 10일 정부 대변인 자격으로 나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과 사과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당시 발표한 호소문이 비상계엄을 두둔한 것 아니냐는 일부 비판에 대해 유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로 국정운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당일 아침 국무회의를 하면서 정부 입장을 전하는 것이 좋겠다고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조직법에 따라 문체부 장관이 정부 대변인으로서 발표를 맡게 된 것"이라며 "다수당인 야당에 상황이 힘드니 정부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바란다고 호소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한예종이 학교를 폐쇄하고 학생들을 귀가 조치한 것과 관련해 문체부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유 장관은 "출입 통제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부 당직 총사령의 전파사항을 문체부 당직자가 소속기관에 연락한 것 같다"면서 "한예종뿐만 아니라 전통문화대학 등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과 소속기관에도 연락이 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체부 당직자가 한예종에 직접 전화해 학생 귀가 조치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작업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안전을 위해 귀가 조치를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문체부 소속기관인 한국예술종합대학교를 독립예술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한예종이 설립된 지 30년이 됐는데 이번 기회에 좀 더 자유롭게 국립대학으로써 역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독립예술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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