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늘며 노후 대비 부담 가중
재취업 뛰어드는 중장년층 급증
전문가 "노동시장 제도, 관행 정비해야"
재취업 뛰어드는 중장년층 급증
전문가 "노동시장 제도, 관행 정비해야"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 50대 1인 가구 김성환(가명)씨, 노후를 생각하면 허리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김 씨는 "나중에 늙어서 혼자인 나를 누가 돌봐주겠냐"며 "실버타운 입주를 목적으로 최대한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 퇴직도 얼마 안 남았는데, 나이 들어 일하기 싫다"고 말했다.
중장년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바로 '노후'다. 기대수명이 늘고 있는 반면 은퇴 연령은 짧기 때문이다. 경제력은 점차 떨어지고, 노후 대비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1인 가구 노후 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문제는 국민이전계정에도 드러난다. 지난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국민이전계정'을 살펴보면 1인당 생애주기적자는 28세 흑자 진입 후 43세에 최대치를 기록, 61세부터 다시 적자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재진입 연령은 2010년 56세에서 2022년 61세로 늦춰졌지만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어 노후 대비에 대한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3.5세로 10년 전(81.4세)과 비교했을 때 2.1세 올랐다. 성별로는 남성이 80.6세, 여성이 86.4세로 여성이 현저히 높다. 오는 2040년에는 87.2세, 2050년에는 88.6세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은퇴 연령은 짧아졌다. 한경협중장년내일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은퇴 연령은 50.5세로 정년퇴직 연령인 60세보다 무려 10년이나 줄었다. 50세 이전에 퇴직하는 비율도 무려 45.9%에 달했다.
은퇴 후 안정적 소득원이 없을 경우 경제빈곤은 물론 건강악화, 돌봄문제 등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한국 노인 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4%로 OECD 평균 노인 빈곤율 14.2% 대비 압도적으로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퇴 후 재취업에 뛰어드는 중장년층도 급증하는 추세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 낮아진 임금, 채용 수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장년층 근로자의 임시직 비율이 높은 것은 호봉제 등 연공서열식 급여 체계로 인해 기업들이 나이 든 근로자의 정규직 고용을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차 베이비부머에 해당되는 1964~1974년생 인구는 954만명으로 생산가능인구의 26.6%를 차지한다. 생산가능인구에서 중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일자리 문제가 지속될 경우 산업 기반 등 경제적 충격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미 이들 세대의 구직과 취업 등이 늘면서 재취업시장은 확대되고 있는 추세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담론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정책적인 소외 문제부터 기업의 부담 가중 등 현실적인 여건 등 여러 측면에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경력에 따른 고임금이 기업에는 부담이 되면서 중장년층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향후 인구 구조상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비율이 더욱 늘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 등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개발연구원(KDI) 한요셉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중장년층 임금근로자의 고용 불안정성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며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은 이들에 대한 노동 수요 부족”이라며 “기업들이 중장년층을 더 쉽게 정규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제도와 관행을 정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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