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900건·데이터 2GB 경우
38개국 중 최대 두번째로 저렴
인터넷·유선전화·TV 3종결합
저사용 바스켓 요금은 가장 싸
"고가 휴대폰이 통계착시 유발"
38개국 중 최대 두번째로 저렴
인터넷·유선전화·TV 3종결합
저사용 바스켓 요금은 가장 싸
"고가 휴대폰이 통계착시 유발"
■OECD 통계 보니 韓 통신비 저렴하네
18일 OECD가 최근 발표한 '디지털경제전망 보고서 2024'를 살펴보면 음성·문자·데이터 사용량 기준 한국 이동통신 요금이 OECD 38개국 중 최대 2번째에서 최소 10번째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휴대전화와 데이터를 결합한 바스켓 요금구간을 국가별 물가·소득수준 차이를 제거한 구매력평가(PPP) 환율로 환산했다. 이에 따르면 '통화 900건+데이터 2GB'의 경우 우리나라 요금은 7.6달러로, 프랑스(6.6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저렴했다. OECD 평균은 18.3달러다.
'통화 100건+데이터 500MB' 국내 요금은 7.3달러로 OECD 국가 중 4번째로 저렴했다. 38개국 평균 요금인 14.6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통화 900건+데이터 10GB' 구간도 한국은 14.9달러로 10번째로 요금이 싼 것으로 조사됐다.
초고속인터넷과 유무선 결합상품 요금도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요금은 '월 데이터 120GB+속도 100Mbps'의 경우 우리나라 요금은 21.1달러에 그쳤다. OECD 평균은 38.7달러다. '월 데이터 900GB+속도 1000Mbps' 구간도 한국은 36.6달러로 OECD 평균(67.3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파악됐다. 인터넷과 유선전화, TV 3종 결합상품의 저사용 바스켓 요금은 20.4달러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쌌다. OECD 평균은 63.9달러로 3배에 달한다. OECD가 9년 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국내 통신요금 순위가 8~19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다른 국가 대비 통신비 인상 폭이 적었던 셈이다. 또한 OECD는 "한국은 인구 10만명당 5G 기지국이 593개로 가장 높은 수치"라며 한국 5G 시설과 품질에 대해 호평했다.
■"통신비 비싼편 아냐…단말기값 높아"
전문가들은 국내 통신요금이 서비스 품질 대비 비싼 편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놨다.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를 운영하는 우클라에 따르면 한국의 모바일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48.34Mbps로 전 세계 6위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통신요금이 액면가로는 유럽보다 높고 미국보다 낮은 편"이라며 "유럽 통신망 속도나 품질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통신비가 비싼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제 현재 통신 속도에서 소비자들이 그 이상의 속도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통신요금을 MB당 얼마냐가 아닌 품질 기반으로 따지자는 의견이 많은데,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통신 요금이 저렴한 편"이라고 밝혔다.
단말 가격이 통신비에 포함되면서 착시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요금은 감소했지만 고가 휴대폰 구매 할부금이 통신비를 올리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겸임교수는 "통신 서비스 요금은 하향 곡선을 그리는 반면 단말기 가격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이용자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방안으로 전환지원금이 도입됐지만 제조사는 이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기에 단말기 가격을 낮추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영섭 KT 대표도 올해 국정감사에서 단말기 가격 상승이 통신비 부담에 영향을 주고 있냐는 질의에 "통신비는 단말기 가격까지 포함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그런 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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