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서도 내년 금리인하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매파적 인하'를 단행해 달러 가치가 급등하며, 달러·원 환율이 2009년 3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시작했다. 시장에선 1450원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 1435.5원 대비 17.5원 오른 1453원에 출발했다. 이는 장 시작가 기준 지난 2009년 3월 16일 금융위기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이는 등 이전보다 높게 전망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FOMC 결과에 따른 달러 강세에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도 점도표 중간값이 상향 조정되며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달러 가치가 급등하며 주요국 통화 가치가 급락했다"고 했다.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1500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 연구원은 "내년 통화정책 불확실성 심화에 안전자산인 달러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위험선호 분위기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가 커스터디 매수세를 자극하면서 환율 상승을 뒷받침한다. 단기적으로 환율 상단을 15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FOMC 결과가 나온 후 108선을 넘기도 했다. 지난 17일 106대에서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매파로 돌변한 연준 여파로 한국은행은 내년 1월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동시에 달러·원 환율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1450원 수준을 상회할 리스크가 커졌다"고 했다.
장중 1440~1450원 수준으로 진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당초 이날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FOMC 이후 강달러가 엔화 약세를 부추기며 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와 한국은행 간 외화스와프 연장 등을 논의하며 환율 하락 심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이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개장 후 단숨에 1450원을 돌파할 것이지만, BOJ 금리 인상 전망, 국민연금과 한은 간 외환스와프 연장에 대해 논의하며 환율 하락 심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출회되는 점도 수급적으로 상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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