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트럼프 당선 반길 것...韓 기술 투자 늘려야"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9 15:39

수정 2024.12.19 15:43

'2025 산업 진단 및 대응' 포럼
美, 우방국에 관세 부과하면
中, 빈 틈 찾아 이용한다는 주장
中, 단가 하락에도 수익성 양호
내년에도 공급 과잉 전략 지속할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 대응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오히려 이를 반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예상대로 자국 우선주의에 집중하고 우방이 맞불을 놓을 때, 중국이 그 빈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관세 폭탄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한국이 나아갈 길로는 공급망 다변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CPTPP) 가입, 국내 투자, 기술 개발 등이 우선 순위로 꼽혔다. 산업별로는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철강 등 대부분 상황이 비슷하거나 악화하고 조선업계 정도만 개선할 것으로 전망됐다.

"美 우방국에 관세 부과 시 中이 빈틈 이용할 것"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19일 서울 서초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2025년 산업경제 진단 및 대응 방향'에서 "중국은 (해리스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걸 굉장히 반긴다"며 "트럼프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캐나다 등 우방국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우방국들은) 미국의 정책에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이들은 중국과 더 가까워질 수 있고, 중국은 빈 틈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장 실장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2.0 시대에서도 공급 과잉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수출 물량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이 증가했고 수출 단가는 가장 많이 빠졌지만, 그럼에도 수출 채산성(수출 제품 단위당 벌어들인 이익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은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10.5%, 수출 단가 감소율은 11.4%지만 수출 채산성은 100(2000년을 100으로 놓음)을 넘어섰다. 수출 단가 하락율이 수출 증가율보다 크지만 적자가 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中 과잉 공급, 美 자국 우선주의에 韓 사면초가
그는 중국의 과잉 공급,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등에 따라 내년 한국의 수출 상황이 악화하고, 목표 경제 성장률을 맞추기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계엄령 이후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기존 2%대에서 1%대로 낮아졌다"며 "올해 계획했던 수출 역대 최대도 지금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내년 수출 성장률이 2.2% 정도로 예상되는 반도체가 그나마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와 함께 내년 자동차 수출 성장률이 1.9%, 정유 7.9% 역성장하고 철강, 디스플레이, 섬유 등은 기저 효과에 따라 4.3%, 3.6%, 0.3% 성장한다고 분석했다. 조선업계는 지난해와 올해 이어진 수주 등으로 9.4% 성장한다고 예측헀다.

그는 향후 한국이 어려움을 타개할 방법으로 경제 영토 확대, 국내 투자, 기술 개발 등을 꼽았다. 장 실장은 "결론적으로 한국이 해야 하는 답은 뻔하다"며 "미국 이외의 다변화는 필수고, 미국이 가입하지 않은 CPTPP 가입을 통해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경제 영토를 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와 올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대인데, 국내 투자 및 첨단 제품 개발을 통해 FDI를 더 늘리고 (트럼프 재집권) 충격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