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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거주 은둔형 청·중장년 "은둔 계기는 '구직의 어려움' 때문"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9 14:50

수정 2024.12.19 14:50

'가족과 갈등'과, '대인관계의 어려움'도 주요인...대전시, 실태조사 결과 발표
대전시의 '은둔형 청·중장년 실태조사' 관련 인포그래픽
대전시의 '은둔형 청·중장년 실태조사' 관련 인포그래픽
[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대전지역 은둔형 청·중장년들은 은둔생활의 가장 주된 계기로 '구직의 어려움'을 꼽았다.

대전시는 올해 7~10월 대전 거주 은둔형 청·중장년 512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조사는 △은둔생활 계기 △은둔생활 시 주요 활동 △구직 의사 △은둔생활 극복 의지 △정책 욕구 등의 부문에서 이뤄졌다. 대전시는 설문조사와 함께 21명(가족과 현장전문가, 은둔생활을 회복한 청⸱중장년 등 21명을 대상으로 집단 면접조사도 병행했다.

조사 결과, 은둔생활의 주된 계기는 '구직에 대한 어려움(26.6%)'이 가장 컸으며, 다음으로 '가족과의 갈등(18.2%)', '대인관계의 어려움(13.7%)' 등으로 나타났다.
40대 이상과 1인 가구의 경우, 직업 문제보다 가족과의 어려움을 은둔생활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은둔생활 중 주로 하는 활동은 PC·모바일 웹서핑이 38.1%로 가장 많았다. 밤낮이 바뀐 생활 패턴을 가진 비율은 57.2%로 절반이 넘었으며, 하루 식사 횟수가 1회 이하인 경우는 38.7%로 전반적인 생활 실태가 매우 열악했다.

정신건강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92.8%가 외로움 고위험군에 해당하며, 65.0%가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에 속했다. 특히 40대 이상과 1인 가구, 은둔생활 고위험군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우울감의 경우 9.8%가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며, 43.9%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수준으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65.9%는 은둔생활에 대한 극복 의지를 보였지만 75.4%가 '은둔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은둔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전문심리⸱정신건강 지원'이 47.7%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경제적 지원(42.8%)', '고용 지원(33.4%)' 등의 순이었다.

면접조사 결과, 가족 또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둔 생활을 하는 자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가족들은 '은둔생활을 하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대전시는 지난 9월 설문조사에 응답한 정부 지원제공 동의자 512명에게 연락을 시도, 상담을 벌였으며, 그 중 52명에게 전국민마음투자사업, 일상돌봄서비스 등을 연계했다.

올해는 청년성장프로젝트, 중장년지원센터 등을 통한 구직 지원을 강화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은둔형 외톨이를 발굴해 마음회복, 관계회복, 일상회복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민동희 대전시 복지국장은 "이번 조사는 대전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에 따라 올해 처음 실시됐다"면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본계획을 세워 사회적 고립과 은둔을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있는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 결과에 대한 상세 보고서는 내년 1월중 대전시사회서비스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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