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두 차례 책임총리직을 자청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홍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같은 위기를 막기 위해서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19일 공개된 월간조선 2025년 1월호에 따르면 홍 시장은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에게 이원집정부제 형태의 책임총리직을 제안했다. 홍 시장은 "8월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내정이 힘들면 대구시장직을 그만두고 올라가 돕겠다고 했다"며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만 맡고 나머지는 책임총리가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10월엔 문자메시지로 "박근혜처럼 될 수 있다"며 "책임총리제를 도입하고 대통령실과 내각을 전면 개편하라"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다만 홍 시장은 "대선 경선에서 패한 후 대구시장으로 내려온 것은 이 정권이 잘할 것 같지 않아 여기서 준비하고 역량을 갖춰 4년 후 올라가겠다는 생각에서였다"며 현 정권에서 총리 역할을 맡는 것은 마뜩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홍 시장은 현 정부의 실정 원인으로 '검사정치'를 지목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이 검사정치를 했기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 됐다"며 "윤 대통령 취임 후 2년 반 동안 한동훈을 시켜 이재명을 잡으려 한 것 말고는 머릿속에 남는 게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법무부 장관감도 아닌 사람을 장관 시켜서 이재명을 잡으려 했는데 못 잡았으니 사법적으로 실패한 것이고, 비대위원장을 시켰는데 총선에서 이재명에게 패했으니 정치적으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현 정국에 대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달리 이번은 보수 진영이 아닌 보수 정치에 용병으로 들어온 두 사람에 대한 탄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당이 용병을 잘못 들인 책임은 있겠지만 보수정치, 보수집단이 탄핵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는 운신하기가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홍 시장은 차기 대권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시진핑, 김정은을 상대할 사람은 대한민국에 나밖에 없다"며 "초짜 대통령을 시켰다가 대한민국이 폭망했는데 이제 윤석열 효과로 경륜 있고 정치력 있는 사람을 찾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부안에서 군 복무를, 광주에서 검사 생활을 했던 경력도 언급하며 "민주당 내에서나 호남에서도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또 "윤 대통령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대통령실 이전"이라면서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몰라도 청와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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