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어피니티 컨소시엄(가디언 홀딩스 리미티드, 베어링PEA, IMM PE, 헤니르 유한회사로 구성, 이하 ‘어피니티’)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의 2조원대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을 쟁점으로 한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 사건에서 청구 일부 인용 판정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17일(현지 시간) 중재판정부는 어피니티 측의 청구를 받아들여 신 회장에게 주주간계약 (제7.3조)에 따른 감정평가인을 선임하고 감정평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나아가 신 회장이 위 명령을 위반할 경우 의무이행 시까지 매일 일정한 금액의 간접강제금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풋옵션 행사 금액이 확정되고, 풋옵션이 빠른 시일 내에 이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신 회장의 평가기관 선임 거부로 인해 촉발된 양측의 오랜 분쟁에 대해 중재판정부가 어피니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어피니티는 2012년 9월에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입하면서 신 회장과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서는 풋옵션 조항을 두고 2015년 9월 말까지 교보생명의 IPO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어피니티 측이 풋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신 회장 측에 매도할 수 있다고 정했다. 이후 교보생명의 IPO 불발로 인한 어피니티 측의 풋옵션 행사에 교보생명이 불응함으로써 국제상업회의소의 중재 판정에 이르게 됐다.
이번 중재 판정은 지난 2021년 9월의 1차 중재에 이은 2차 중재 판정이다. 1차 중재에서 중재판정부는 주주간 계약상 풋옵션이 유효하고 어피니티 측이 2018년 풋옵션을 유효하게 행사했다며 신 회장의 주주간 계약 위반을 인정했다. 다만, 신 회장이 평가기관 선임을 거부하면서 풋옵션 가격 산정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으므로 신 회장이 어피니티 측의 풋옵션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의무는 없다고 판정했다.
이에 어피니티 측은 2차 중재를 제기했고, 중재판정부는 어피니티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신 회장이 어피니티 측의 풋옵션 행사 금액을 지급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명령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신 회장 측이 2차 중재 판정 결과에 승복하고 이를 신속히 이행해 교보생명을 둘러싼 분쟁 해결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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