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모펀드 운용사 IMM크레딧앤솔루션이 3년 전 투자했던 엘앤에프 CB를 조기상환청구 후 조건을 달리해 재인수하기로 했다. 이차 전지 양극재 생산기업 엘앤에프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주식전환권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가 지난 2021년 11월 발행한 CB 1000억원에 대한 조기상환청구 비율은 100%에 달했다. 해당 CB는 IMM크레딧앤솔루션이 투자목적으로 설립한 투자목적회사 '악셀 1호 유한회사'가 전액 인수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로, 시세차익이 아니라면 IMM크레딧앤솔루션으로서는 해당 CB를 보유할 이유가 없다. 해당 CB의 전환가격은 17만7462원이지만, 엘앤에프의 주가는 현재 9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즉 주식으로 전환하면 약 17만원을 주고 9만원대의 주식을 사는 격으로 외려 손실인 셈이다.
이에 엘앤에프는 해당 CB를 취득해 소각하고 조건을 변경해 같은 금액의 CB를 재발행하기로 했다. 새로 발행하는 CB의 보통주 전환가액은 10만3974원이다. 기존 CB의 현재 전환가액(17만7462원)에 비해 41% 낮다.
엘앤에프는 "IMM은 우호적이고 전문성 높은 장기투자자로서 회사의 성장을 믿고 높은 주가에도 전환 청구 없이 꾸준한 파트너로 투자를 지속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불안한 시장 환경과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시기 등으로 산업 내 단기적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지만, (IMM이) 원금 회수 대신 엘앤에프의 미래 성장가치를 믿고 지속 투자하려는 의사가 강해 이번 발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IMM크레딧앤솔루션은 기존과 동일하게 이번 투자에 코리아배터리&ESG(Korea Battery & ESG) 펀드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지난 2021년 7월 5300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750억원을 출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