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LF가 10·20세대 신규 소비자 영입을 위해 공들이던 미국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챔피온(Champion)' 판권을 무신사가 인수했다. 챔피온은 수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세기말 패션인 'Y2K' 트렌드에 맞춰 LF가 외연 확장을 위해 2020년부터 전개하던 브랜드지만, 결국 5년 만에 무신사에 넘겨주게 됐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브랜드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인 무신사트레이딩은 챔피온의 국내 판권 인수 계약을 마치고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브랜드 전개에 나선다.
챔피온은 100년이 넘은 미국 캐주얼 스포츠웨어 브랜드다. 현재 스웨트셔츠의 모태가 된 방한용 언더웨를 개발하는 등 실용성 있는 제품을 주로 선보이면서 미국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에선 1990~2000년대 다른 캐주얼 스포츠 브랜드와 함께 유행을 타고 '반짝인기'를 누리다 사그라들었다. 이후 LF가 국내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 성장세를 보고 MZ세대(1980년대~2010년대 출생자)를 공략하기 위해 2019년 아시아, 미국, 유럽 등 3개 글로벌 라인 제품에 대한 공식 수입 및 유통계약을 따내 이듬해부터 국내에 전개하기 시작했다. LF는 핵심 유통망을 백화점으로 정하면서 롯데백화점 강남점 등에 입점했고,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과 용산아이파크몰, 스타필드 수원점 등 쇼핑몰에도 매장을 냈다. 하지만 30대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베이식한 아이템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를 주로 전개하며 '젊은 브랜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LF가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인 챔피온의 핵심 유통망을 백화점으로 정하면서 브랜드 확장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신사트레이딩은 2021년 무신사가 이누인터내셔날의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만든 브랜드 사업 전문회사다. 브랜드 판권을 사들여 국내에 유통한다. 잔스포츠, 디키즈 등 국내 인기브랜드를 비롯해 032c, 슬리피존스, 마린세르, 노아 등 마니아층이 두터운 브랜드 하이엔드 해외 브랜드 등을 비롯한 10여개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적극적으로 브랜드별 오프라인 매장을 내며 공격적으로 브랜드를 확장 중이다. 올해 3월에는 디키즈의 한국 최초 오프라인 매장인 '디키즈 성수 스토어'를 냈고, 잔스포츠의 국내 1·2호 매장을 스타필드 수원점(2월)과 스타필드 하남점(10월)에 각각 열었다. 마린 세르의 국내 첫 매장도 지난 10월 서울 강남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냈다. 지난달에는 하이엔드 스트리트 브랜드 '노아'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전 세계 다섯번째 매장인 플래그십 스토어 '노아 시티하우스'를 서울 도산대로에 열기도 했다.
스트리트 브랜드 등 10·20대 타깃의 패션 사업 경험이 풍부한 무신사는 이번 유통 계약 체결을 계기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브랜딩과 마케팅 활동을 새롭게 정비하고, 유통망 확대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무신사 관계자는 "사업권 확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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