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은하수를 마신다'..교촌 프리미엄 막걸리 양조장을 가다 [르포]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23 06:00

수정 2024.12.23 06:00

경북 영양에 있는 발효공방 1991 김명길 양조사가 막걸리 제조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경북 영양에 있는 발효공방 1991 김명길 양조사가 막걸리 제조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경북 영양 교촌 발효공방 1991 외부의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경북 영양 교촌 발효공방 1991 외부의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영양(경북)=이환주 기자】 "은하수 막걸리는 현재 한 달에 오직 5000병 생산되는 프리미엄 수제 막걸리다. 2026년 완공 예정인 ‘발효감각 복합 플랫폼’이 완성되면 한 달 4만병 정도, 지금보다 10배 가량 생산이 늘 예정이다."
지난 18일, 경북 영양 발효공방에서 만난 김명길 양조사는 "은하수 막걸리는 100% 청정 영양 쌀만 사용해 한정 수량으로 만든 막걸리"라며 "현재는 약 90% 물량이 경북 지역에서 소비되지만 향후에는 서울 등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은하수 막걸리는 현재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교촌의 플래그쉽 스토어 ‘교촌필방’과 여의도에 있는 메밀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 서울 광장시장의 명물 ‘박가네 빈대떡’ 매장에서도 소량 한정 판매 중이다.


서울에서 약 4시간 30분 가량 고속버스를 타고 다다른 경북 영양은 조지훈, 이문열 작가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교촌치킨은 2022년 교촌에프앤비의 손자회사인 '발효공방1991'을 영양에 설립했다.

교촌 창업자인 권원강 회장이 영양을 찾아 한 식당에서 우연히 떠먹는 막걸리인 '감향주'를 맛본 것이 계기였다. 감향주는 '달고 향기로운 술'이라는 뜻으로 물을 거의 넣지 않고 수저로 떠먹는 되직한 막걸리로 과거 양반들만 먹던 고급 막걸리였다. 1670년경 장계향 선생이 집필한 최초의 한글 요리서 '음식디미방'에도 소개되어 있다.

발효공방 1991의 양조장에서는 현재 대표 제품인 '은하수 막걸리' 2종을 생산하고 있다. '은하수 푸른밤 6도 막걸리'는 목넘김이 부드럽고 텁텁하지 않아 전류, 매운 볶음 등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은하수 깊은밥 8도 막걸리'는 조금 더 걸쭉하고 묵직한 맛이 특징으로 안주 없이 먹거나, 탄산수 등을 섞어 마셔도 좋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서 맛본 2종의 막걸리는 어떤 감미료도 넣지 않은 쌀 발효 그대로의 온전한 천연의 맛이었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묵직하고 깔끔했다.

현장에서 직접 막걸리 생산라인인 '담금실', '발효실', '병입실'도 둘러봤다. 겉은 옛 아름다움을 간진했지만 속은 최신식 설비였다. 1926년 설립된 양조장은 2017년 폐업했으나 교촌의 지역 상생 사업을 통해 최신 막걸리 제조 시설로 재탄생했다.

송숙희 발효공방 1991 발효사업부문장은 "2026년 복합테마시설인 '발효감각 플랫폼'이 완공되면 막걸리 생산량이 약 10배 정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곳에서는 전통주와 장류 발효 체험, 내부 시설 관람 등 지역 연계 관광 상품으로 개발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양에는 자작나무숲, 별빛 천문대, 조지훈 문학관, 음식디미방 등이 위치하며 인접 안동의 문화자원 등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향후 교촌은 막걸리는 물론 된장과 고추장 등 발효 기술을 활용한 장류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송 부문장은 "100% 영양의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장류 브랜드 '구들'도 선보일 것"이라며 "발효에 1~2년이 걸리는 장류 제품의 경우 최상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현재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