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창용 “IMF도 韓 외환보유고 충분하다고 평가...부족하단 얘기 안 했으면”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23 15:31

수정 2024.12.23 15:31

한국국제경제학회 동계학술대회 기조연설 IMF, 지난해 7월부터 韓 정량→정성평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외환보유고 충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동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통화기금(IMF) 내에서도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굉장히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말 기준 4154억달러인 국내 외환보유고가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서면서 일각에서 외환보유고 대규모 감소 우려를 제기한 것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이 총재는 2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IMF의 적정 외환 보유고 수준을 보면 우리(한국)가 조금 밑에 있으니까 불안한 거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신흥국에 대해 적용하는 정량평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IMF는 신흥국 중에서도 시장이 성숙한 호주, 뉴질랜드에 대해서는 정량평가를 하지 않고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활용한 정성평가를 하고 있다”며 “한국도 정성평가 대상인 만큼 더 이상 IMF의 정량평가에 의해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IMF는 지난해 7월부터 국가신인도, 순대외자산 규모 등을 감안해 우리나라를 외환보유액 적정성 평가(ARA)에서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를 활용키로 했다.
유동외채, 기타대외부채, 광의통화량, 수출액 등을 활용한 정량평가와 달리 정성평가는 부정적 시나리오에서 필요한 외환보유액을 산정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단기외채 등 전통적 비율 지표 등을 활용한다.

또 이 총재는 8월 금리 인하 실기론에 대해서도 반박에 나섰다. 이 총재는 “그 당시만 해도 미국이 내년에 6번 이상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먼저 내려가기 시작했다”며 “저희(한국은행)도 인플레이션이 2% 밑으로 내려가서 다같이 금리를 인하하는 사이클로 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1월부터 5~6월까지 잠잠했던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가 7~8월부터 급속하고 올라왔다”며 “한은 직원들이 6~7월 데이터를 보고 9월부터 가계부채가 9조원 넘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 때 금리를 낮춰버리면 과열된 서울 부동산 가격에 기름을 부을 수 있었다”며 “1년 뒤에 평가해달라 했지만, 그때 쉬어간 것이 10월과 11월에 금리를 두 번 연속 낮출 수 있을 여력을 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재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해외투자 전략을 수립할 때 외환시장에 끼칠 거시경제적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거주자 해외투자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9%에 달하며 '큰 손'이 된 만큼 미시적인 측면뿐 아니라 외환시장 영향력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