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與 비대위 '권-권' 체제로… 보수재건·당 화합에 방점

김준혁 기자,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24 18:43

수정 2024.12.24 18:43

차기 비대위원장에 5선 권영세
권성동과 친윤 투톱체제 완성
탄핵정국 속 '단일대오' 과제
비상계엄 대국민사과도 검토
일각선 "기득권 부각" 회의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권영세(가운데)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권영세(가운데)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비상계엄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을 수습할 구원투수로 여당 중진인 권영세 의원을 지명했다. 5선 중진으로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당내에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권 의원을 주축으로 당을 안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권성동-권영세' 투톱 진영에겐 고강도 쇄신을 고리로 지리멸렬해진 보수 재건과 당 쇄신, 이반된 민심 회복 등 맞닥뜨린 숙제가 수두룩해 이른바 '쌍권총'이 탄핵정국의 두껍고 탄탄한 탄핵 정국을 뚫어낼 지 주목된다.

권 의원이 비교적 친윤계 색깔이 옅다는 평가에도 불구,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점, 탄핵에 반대한 점 등을 두고 여전히 당을 혁신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회의론도 함께 제기된다.

■권영세, 탄핵불길 잡을 '소방수'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권영세 의원을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권한대행은 "어느 때보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즉시 투입 가능한 전력이 필요하다"며 "수도권 5선으로 실력과 통합의 리더십 모두 인정받아 정부와 당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고 말하며 발탁 취지를 설명했다. 권 의원은 오는 26일 상임전국위원회, 30일 전국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비대위원장에 공식적으로 오를 예정이다.

여당이 권 의원을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발탁한 배경에는 당장 당의 안정화를 통한 '단일대오 진영' 구축을 최우선시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권 의원의 경륜을 바탕으로 탄핵 정국에서 갈라진 당을 통합하고 국정안정과 경제 회복에 힘을 쏟아 민심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 의원들 간 갈등 국면에서 분열을 막는 중립적 역할을 수행했고, 지난 대선에서도 당내 갈등으로 사퇴한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에 이어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등 당내에서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인물,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윤상현 의원은 "외유내강형의 수도권 중진의원으로서 정치력과 지략을 가지고 난국을 헤쳐나갈 동력을 모으는 데 역량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대위원장 인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의 체질 변화와 당내 통합이다. 이익공동체가 아닌 신념공동체로서, 오합지졸당이 아닌 일치단결된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평가했다.

■보수재건이 목표…회의론도

탄핵정국에서 권 의원과 권 권한대행의 '투톱'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당이 대내외적으로 당면한 과제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권 의원을 중심으로 비대위가 꾸려지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국민 사과를 시작으로 국정안정 노력 등을 부각시키면서 성난 민심을 진화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전 대표의 사퇴로 현재는 당내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으로 갈린 당의 분열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된다. 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한 국무위원 탄핵을 추진하는 정국에서 국정협의체 등 협상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도 중요한 시점이다.

다만 일각에서 권 의원 체제가 한계를 가질 것이란 회의론도 나온다.


이준한 명지대 교수는 "(권 의원이) 친윤 성향도 맹목적이진 않아 보인다"면서도 "권성동 원내대표도 비대위원장도 친윤이고 중진이다 보니 기득권을 지키는 친윤 체제를 굳힌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큰 과제"라며 "민생, 외교 문제 등 불안정성을 얼마나 줄여 가느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계엄, 탄핵, 한동훈 전 대표 사퇴로 이미 진 게임에 패전 마무리 투수로 들어온 격"이라며 "차기 비대위가 능동적으로 문제들을 타개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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