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초유의 '연쇄 탄핵' 위기… 여야, 의결기준 사수 사활

김준혁 기자,

최아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26 18:08

수정 2024.12.26 18:08

與 "한 이후로도 탄핵 계속될 듯"
표결 커트라인 대통령 수준 고수
野, 국무위원 수준 151명 내밀어
1차적 판단은 우원식 국회의장에
헌법재판관 선출안 본회의 상정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마은혁, 정계선, 조한창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이 상정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관 선출안 본회의 상정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마은혁, 정계선, 조한창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이 상정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이 결국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절차에 착수하면서 여야 간 갈등의 골이 한층 더 깊어졌다. 야당은 헌법재판관 임명 및 특검 수용 압박을, 여당은 헌법과 법률에 기반한 절차를 서로 고집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여야정 국정협의체 등 여야가 추진해 온 협치 구조도 와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권한대행 탄핵 이후에도 야당의 연쇄적인 국무위원 탄핵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여야는 한 권한대행 탄핵안 표결에 앞서 서로 시각이 다른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기준을 두고 힘겨루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탄핵 쏜 野에 與 "민생·경제·외교 파괴하는 내란정치"

26일 한 권한대행의 대국민 담화 직후 한 권한대행 탄핵 절차에 착수한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소추안 발의부터 본회의 보고까지의 과정을 일사천리로 진행시켰다. 담화 직후 열린 의총에서도 속전속결로 이 같은 당론을 확정지었다.

이날 탄핵안 보고를 마친 야당은 단독으로라도 오는 27일 한 권한대행 탄핵안을 표결에 붙이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에 앞선 여야 합의를 요구를 사실상 임명 반대 입장으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이 같은 야당의 결정을 강하게 질타했다. 헌법기관 임명에 앞선 여야 합의는 "너무나 당연한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한 권한대행이 입맛대로 움직이지 않자 탄핵 절차에 착수했다는 주장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이후 당에서 진행한 민주당 탄핵 규탄대회에서 "한 권한대행의 담화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며 "민주당이 탄핵하겠다는 것은 한 권한대행이 아니라 국정, 민생, 외교, 경제, 대한민국을 탄핵하겠다는 것이다. 경제·안보·외교 파괴 탄핵으로 국정 마비를 초토화시키는 민주당이야 말로 내란정치를 일삼고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與野, '권한대행 탄핵 기준' 사활

문제는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기준이다. 여당은 대통령 직무대행인 만큼 대통령 수준의 탄핵소추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국무위원 수준의 기준으로도 탄핵안을 강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은 한 권한대행 탄핵안 표결 직전까지 자신들의 기준을 반영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가 국무위원 수준의 기준에서 이뤄진다면 추후 야당의 '연쇄 탄핵'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야당의 한 의원은 국무위원 5명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권성동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정족수가 3분의 2인 이유는 국정을 통할할 대통령이 과반으로 탄핵될 경우 상시적인 국정 혼란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회 과반으로만 한 권한대행을 탄핵한다면 그 다음 권한대행 역시 과반으로 탄핵이 가능하다.
이 같은 연쇄 탄핵의 결과는 국정 초토화"라고 우려했다.

반면,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00석을 주장하는 게 재판관 임명이나 탄핵 과정을 통해서라도 빠르게 대통령 직무 정지상태와 불안정성을 극복하려는 국민적 의견과 반대되는 일"이라며 "한 번도 안해본 일이고,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의장이 151석으로 의견 말하는 순간이 전례되고 하나의 판례적 기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우원식 국회의장은 앞서 "의결 정족수의 1차적 판단은 국회의장이 한다"며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데, 잘 참고해서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최아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