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도 미국 증시 투자가 견고하게 늘면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 가치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액은 1175억8700만달러로 일주일 전(1121억1800만달러)보다 약 4.9% 증가했다.
미국 주식 보관액을 한화로 환산하면 173조9290억원이다. 27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127조360억원을 36.9% 앞지른 수준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 320조5773억원 기준 54.2% 수준이다.
환율 고공 행진에도 보관액은 증가세다. 비상계엄 사태에 미국 통화 당국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신호가 더해지면서 19일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넘겼다. 이후로도 상승해 27일 한때 1486.7원까지 올랐다.
통상 환율이 계속 오를 때는 외국 주식 매수가 줄어든다. 향후 환율이 떨어지면 환차손이 발생해서다. 그러나 '서학개미'를 사이에선 현재 이런 경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증시가 계속 고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굳어진 것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혁신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 수혜 기대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부진을 이어가 마땅한 대안 투자처가 없고 고환율이 '뉴노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미국 쏠림을 가속화한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달 보고서에서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에 힘입어 지난 11월의 거래 대금이 635억달러(약 89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일반 투자자의 월평균 미국 증시 거래 대금은 국내 증시 거래 대금의 25%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종목은 테슬라(271억5천만달러), 엔비디아(125억3천만달러), 애플(49억6천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33억6천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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