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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빠진 로보택시 시장… 구글 독주냐, 테슬라 추격전이냐[글로벌 리포트]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29 19:06

수정 2024.12.2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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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세력 넓히는 구글 '웨이모' 日 진출
내년 초 도쿄서 테스트 서비스 추진 계획
트럼프 최측근 머스크 기세 업은 테슬라
로보 택시 컨셉트 공개하고 자율 버스 선봬
'죽스' 상업운행 임박… 아마존 추격 매서워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의 로보택시 로이터 연합뉴스·사진=홍창기 기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의 로보택시 로이터 연합뉴스·사진=홍창기 기자

아마존 죽스의 자율주행 차량 로이터 연합뉴스·사진=홍창기 기자
아마존 죽스의 자율주행 차량 로이터 연합뉴스·사진=홍창기 기자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 택시 '사이버캡' 로이터 연합뉴스·사진=홍창기 기자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 택시 '사이버캡' 로이터 연합뉴스·사진=홍창기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퇴출된 GM 자율주행 기업 크루즈의 로보택시 로이터 연합뉴스·사진=홍창기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퇴출된 GM 자율주행 기업 크루즈의 로보택시 로이터 연합뉴스·사진=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트럼프 2기 정부 정부효율위원회(DOGE) 수장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아마존의 자율주행 기업 죽스(Zoox)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Waymo)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웨이모가 지난 2016년 이후 올해까지 8년 간 총 500만 건 이상의 자율 주행 운행을 이뤄내면서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는 가운데서다. 올해에만 웨이모는 총 400만 건의 자율 주행 운행을 달성하면서 무인(로보)택시 시장에서 쾌속 질주하고 있는 웨이모를 테슬라와 아마존의 죽스가 막아낼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미국에서 자율주행 기업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지만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장은 결국 웨이모와 아마존의 죽스, 테슬라 3개사로 사실상 정리됐다.

전 세계 차량공유 선두기업 우버는 로보택시 충돌 사고 이슈로 지난 2020년에 자율주행 사업을 매각하고 시장에서 발을 뺐다.
포드 역시 지난 2022년 폭스바겐과의 로보 택시 합작사 아르고(Argo) AI에 대한 지분을 포기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자사의 자율주행 기업 크루즈의 로보 택시 사고로 인해 캘리포니아주에서 면허가 정지되면서 모든 로보택시 운행을 중단하고 철수했다. GM은 크루즈에 투자한 100억 달러(약 14조7300억원)를 고스란히 날릴 위기에 처했다.

■속도내고 치고 나가는 웨이모

지난 2009년 구글에서 '프로젝트 쇼퍼(운전기사)'로 시작됐던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는 올해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여러 도시에서 24시간 이용가능한 상업용 로보 택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며 독주체제를 갖췄다.

이전에 웨이모를 이용하려면 '대기자 명단'에 등록해야 했다. 하지만 웨이모는 올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를 이용할 수 있는 앱 '웨이모 원 앱'을 통해 이 앱을 다운로드 한 모든 사람들에게 자사의 로보 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현재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 관광 명물이 됐으며 웨이모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상업 운행중이다. 웨이모의 이같은 성공은 웨이모의 로보 택시가 샌프란시스코나 LA 등 대도시 교통 상황에서도 잘 운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시켰다는 분석이다.

웨이모가 로보 택시 시장 선두주자로 치고 나가면서 모회사 알파벳은 더 큰 투자를 약속했다. 지난 7월 당시 알파벳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루스 포랏은 웨이모에 향후 50억 달러를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웨이모는 새로운 시도도 한다. 바로 텍사스주 오스틴과 애틀랜타에서 우버와 손잡고 우버앱을 통해 자사의 로보택시 승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다. 또 웨이모는 오는 2026년에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마이애미에서 테스트를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이달 초 웨이모는 일본 도쿄를 첫 번째 해외 진출지로 선택했다. 웨이모는 택시 앱 고(GO)와 일본 최대 택시 운영 업체 중 하나인 니혼 코츠와 제휴를 맺었다. 내년 초 도쿄에서 자사 로보 택시의 테스트 운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모 뒤쫓는 아마존 죽스

아마존의 죽스는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테슬라가 로보밴과 사이버캡 디자인을 선보이기 훨씬 전이었던 올해 2월에 죽스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남부에 위치한 포스터 시티에서 일반인을 자율주행 차량에 태울 수 있도록 하는 인가를 받았다. 지난 2014년에 설립, 지난 2020년에 약 13억 달러에 아마존에 인수된 죽스는 커다란 창문을 특징으로 하는 독특한 자율주행 셔틀을 개발했다.

죽스의 자율주행차량은 성인 4명이 탑승하고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 소형 셔틀이다. 죽스 차량 내부에는 실내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어 실내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죽스 관계자는 "죽스의 자율주행차는 야간 운전이 가능하며 가랑비가 내리는 날씨, 습한 도로에서도 최대 시속 45마일(약 72km)로 운행할 수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죽스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죽스는 '죽스 익스플로러'라는 탑승자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일부 사용자에게 죽스를 무료로 탑승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 포스터 시티의 도로에서 로보 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죽스는 오스틴과 마이애미에서도 운행을 시작했다.

죽스는 자율주행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우수 인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죽스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하드웨어 설계팀 리더였던 젱 가오를 스카웃해 죽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디렉터로 선임했다.

죽스의 CEO인 아이샤 에반스는 "우리는 유료 고객과 일반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 내년 초 더 많은 일반 대중에게 무료 탑승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테슬라, 사이버캡 컨셉 공개

웨이모의 독주를 막을 기업으로 테슬라가 거론된다.

테슬라의 CEO인 머스크가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로보 택시용 차량 출시를 약속할 만큼 자율주행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때문에 지난 2016년부터 매년 머스크는 자율주행차 출시가 1년 정도 남았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테슬라는 자율주행 차량을 선보이지 못했고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차량 호출 서비스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올해 테슬라는 로보 택시를 위한 진전있는 발전을 이뤄냈다. 지난 10월에 캘리포니아 버뱅크에서 테슬라만의 로보 택시 '사이버캡'의 디자인을 공개한 것이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오는 2027년까지 사이버캡을 생산해 약 3만 달러(약 4420만원) 미만의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말했다. 테슬라의 로보 택시인 사이버캡은 2인승 차량으로 핸들이나 페달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같은 행사에서 머스크는 저상 자율 버스인 로보밴도 선보였다.

다만 테슬라가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상업용 로보 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면허와 인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테슬라는 아직 이 작업을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테슬라는 이미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누구든 어디를 데려다주는 차량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고 깜짝 발언했다.

낙관적인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빠르면 내년에 사이버캡 론칭을 위치한 계획을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머스크가 사이버캡과 관련한 약속을 여러 번 어긴 탓에 테슬라의 사이버캡 상용화에 여전히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차량을 출시하는 것을 막는 장애물로 규제를 반복해서 언급하며 이를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해결할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지난 10월 23일 테슬라의 실적 발표자리에서도 머스크는 미국 제 47대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영향력을 이용해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연방 승인 절차를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자율주행 정책 전문가인 브라이언트 워커 스미스는 "규제가 로보 택시 산업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고 짚었다. 그는 웨이모를 그 예로 들었다.

■GM 크루즈 이대로 끝나나

미국 시장에서 로보 택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GM이 관련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한 것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바로 GM이 미국 로보택시 시장의 선구자였기 때문이다. GM 자율주행 기업 크루즈는 지난 지난해 10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 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같은달 크루즈 차량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보행자와 심각한 충돌 사고 여파로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GM은 시장에서 철수하기에 이른다.

이와 관련, GM CEO 메리 바라는 "크루즈는 로보택시 사업을 잘 진행 중이었다"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큰 전략을 변경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GM은 로보택시 대신 개인용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크루즈의 2300여명의 직원 중 얼마나 많은 직원을 다른 팀으로 이동시킬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지난 2016년에 GM에 크루즈를 매각하고 지난해 11월에 회사를 떠난 크루즈 설립자 카일 보그트는 GM의 철수 발표 이후 X에 글을 올리고 GM을 맹비난했다.
보그트는 "이전에 불확실했는데 지금은 GM이 바보들이라는 게 확실해졌다"고 적었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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