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986 서울아시안게임 금메달·1988 서울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건 여자하키 영웅 박순자씨(58)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수영장에서 쓰러진 후 의식 회복 못해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30일 경희대병원에서 박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심장과 폐, 간,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9월부터 두통으로 치료를 받던 고인은 지난달 21일 저녁 집 근처 수영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유가족은 생전 TV 방송을 통해 장기이식을 받지 못해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뇌사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는 뜻을 자주 밝혀온 고인의 뜻을 지켜주고자 기증에 동의했다고 한다.
경기 평택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어려서부터 활동적이고 운동을 좋아했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서 도움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여자하키 국가대표를 은퇴한 후에는 직장생활을 하며 매월 어려운 이웃을 후원했고,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최근까지도 매주 등산을 다녔고 수영과 마라톤, 사이클을 즐기며 올해 한강 철인 3종 경기와 서울평화 마라톤 10㎞도 완주했다.
아들 태호씨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준 엄마, 고마워요"
고인의 아들 김태호씨는 "엄마, 나 키우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아들 취업했다고 같이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해요. 엄마는 제게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줬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해요. 많이 사랑하고 고마워요"라며 눈물 어린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1986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에서 우리나라를 널리 알린 여자하키 국가대표이자, 삶의 끝에 4명의 생명을 살린 영웅 기증자 박순자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기증자의 따뜻한 마음이 연말 사회 곳곳에 따뜻한 온기로 퍼져나가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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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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