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정책

어엿한 주류금융… 비트코인 ETF 운용자산 1000억弗 돌파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30 18:04

수정 2024.12.30 18:04

美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1년
블랙록 IBIT 3개월간 40% 수익
가상자산 친화적인 트럼프 2기
기관투자자 시장참여 유인할 듯
어엿한 주류금융… 비트코인 ETF 운용자산 1000억弗 돌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1주년'을 앞두고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가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비트코인 현물 ETF 등 미국 가상자산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반면 한국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권과 가상자산 연결고리를 원천 차단, 기관을 제외한 개인투자자 중심의 가상자산 시장만 키우고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블랙록 IBIT 수익률..3개월 간 40% 올라

30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비트보(BITBO)에 따르면 미 증시에 상장한 12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총 AUM은 1060억달러(약 155조원)에 달한다. 미국 SEC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피델리티 등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올 1월 승인한 후, 1년도 안 돼 이룬 쾌거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113만개가 미국 금융시장으로 편입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수익률도 압도적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AUM 1위(517억달러)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의 경우, 최근 3개월 동안 40% 넘게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그 자체로 비트코인 및 ETF 혁신의 시너지"라며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시장에 유입되면서 월가 중심의 크립토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비트코인은 물론 알트코인 현물 ETF 시장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코빗 리서치센터 강동현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와 함께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미 솔라나와 리플 등이 ETF를 신청했고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된 알트코인이라면 현물 ETF 승인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2.0 '비트코인 정부·의회'로 출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정책은 △친 가상자산 인물로 SEC 의장 교체 △비트코인 채굴 강국 △비트코인 전략자산 지정 △스테이블코인 제도 정비 등이 핵심이다.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솔루션팀 이용재 수석매니저는 "미 행정부는 전반적으로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인물들로 채워졌다"며 "특히 폴 앳킨스가 이끌 새로운 SEC는 명확한 규제를 통해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유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2기 백악관 내 '인공지능(AI)·가상자산 차르'로 지명된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대표적인 비트코인 지지자로 꼽힌다. 미 의회도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인물이 과반수가 넘는다. 이 수석매니저는 "미국 의회도 친 가상자산 성향이 뚜렷하다"며 "미국 전역에서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상하원 의원이 없는 곳은 로드 아일랜드 등 단 5곳이기 때문에 행정부와 의회가 함께 가상자산 제도를 설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한국은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등이 가상자산 현물을 보유하면서 ETF를 출시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
국내 ETF 시장 규모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과 달리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정책이 뒷걸음질 친 결과다.

이에 따라 하루 빨리 원화 기반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현물 ETF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증권사가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 중개를 할 수 있도록 먼저 풀어줘야 한다"며 "향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원화마켓) 등이 참여하는 원화 비트코인 ETF 시장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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