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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떠나는 부와 인재…'경제 엔진' 꺼져간다 [2025 코리아 밸류업]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1 18:40

수정 2025.01.01 18:40

규제·세금부담에 해외로 눈돌려
작년 미국행 AI인력 전세계 3위
이민 간 백만장자도 年 1200명
한국은 유례없는 고성장을 기록하며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중진국 함정'에도 빠지지 않고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런 성장의 기반은 교육이 닦았다는 평가다. 가난에도 교육의 끈을 놓지 않은 덕분에 수많은 인재를 키워냈다.

이들은 곳곳에서 활약하면서 막대한 자본을 만들었다.
교육이 만들어낸 인재와 자본이 지금의 성장을 만든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을 봐도 1950년대 고작 67달러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3만달러를 넘겨 500배 이상 성장했다.

이런 한국의 성장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경제성장을 이끌던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 자본을 보유한 자산가들도 해외투자에 나서거나 해외로 이민을 떠나고 있다. 이들은 더 나은 처우, 유리한 투자환경, 낮은 세금 등을 이유로 한국을 떠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11월 21일~12월 10일 경제분야 오피니언 리더 33명을 대상으로 '한국을 떠나는 자본과 인력, 현실진단과 대응과제'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오피니언 리더들은 한국의 자본과 인력 유출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으며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자본과 인력 유출이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렇다'는 답변이 60.6%, '매우 그렇다'는 답변이 27.3%로 총 87.9%에 달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의 응답은 없었다.

인력과 자본이 떠나는 주요 원인은 결국 '기회'에서 찾을 수 있다.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취업할 '기회',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의 '기회', 적은 세금으로 편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 등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국적 상실 및 이탈자는 2만3941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미국이 가장 많은 1만7166명으로 전체 71.7%를 차지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인공지능(AI) 인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인도와 이스라엘에 이어 AI 인재 유출이 세 번째로 많은 국가로 조사됐다.

자본을 가진 자산가들의 이탈도 심화되고 있다.
영국 투자이민 컨설팅업체 헨리앤파트너스가 발표한 '2024년 부자 이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200명의 백만장자(금융자산 100만달러 이상 보유)가 이민을 간 것으로 관측됐다. 2022년 400명에서 2023년 800명으로 두 배로 늘었고, 지난해 또 50%가 늘어난 것이다.
자산가의 해외이주는 상속·증여세 등 세금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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