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정상 업무가 시작되는 만큼 체포영장 집행 가능성이 높아질 것"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 휴일 저녁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면서 그 배경과 시점에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2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7시 30분께 서울 한남동 자신의 관저 앞에 모인 탄핵 반대 시위대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애국 시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A4 1장짜리 편지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실시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국가나 당이 주인이 아니라 국민 한 분 한 분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우리 더 힘을 내자’라고 적었다.
이들 두고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지지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결속을 강화하려는 취지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휴일인 1일 밤을 선택한 것은 체포영장 집행 기한이 6일까지고, 2일부터 정상 업무가 시작된다는 점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일부 법조계는 관측했다.
아울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대통령 경호처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한 만큼, 경호처보다 공수처의 법적 제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지지자들을 뭉쳐 저항하겠다는 목적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검 출신 서초동 한 변호사는 “2일부터 체포영장 집행 가능성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사전 조치에 나선 것”이라며 “경호처가 강하게 반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지지자들을 활용하는 법적·정치적 전략 모두를 포함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내가 싸우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전략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이후 벌어질 상황에서 자신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봤다.
앞서 오동운 공수처장은 전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체포영장, 수색영장에 대해 원칙에 따라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면서 "(집행 시점은) 공조수사본부(공수처·경찰·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협의 중이며 기한 내에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 변호인은 수색영장의 문구에 대한 적법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시 수색영장에 '형사소송법 제110조·111조 적용을 예외로 한다'는 문구가 적시됐는데, 형소법 어디에도 판사에게 이러한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같은 날 입장문에서 "불법무효로서 사법의 신뢰를 침해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대법원은 신속히 진상조사를 해 위 내용이 사실이라면 즉각 영장담당판사를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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