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승객들 내리면 참았던 눈물 흘려"…동료 잃은 제주항공 승무원 글

뉴시스

입력 2025.01.02 09:08

수정 2025.01.02 09:08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닷새 째인 2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사고 현장에 파손된 여객기 동체가 놓여있다. 사고 현장 주변으로는 조문객들이 두고 간 국화가 놓여 서리를 맞고 있다. 2025.01.02. leeyj2578@newsis.com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닷새 째인 2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사고 현장에 파손된 여객기 동체가 놓여있다. 사고 현장 주변으로는 조문객들이 두고 간 국화가 놓여 서리를 맞고 있다. 2025.01.02. leeyj2578@newsis.com
[서울=뉴시스]이은재 인턴 기자 = 현직 제주항공 승무원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을 남기며 "동료들의 마지막이 존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제주항공 승무원이라고 밝힌 A씨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로 인증 절차를 거쳐야 가입할 수 있다.

A씨는 “항상 마주하던 동료를 잃었다. 그리고 승객을 잃었다”며 “어떤 게 원인인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우리 모두는 현 상황이 쉬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힘들고 가슴 아프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럼에도 오늘도 승객을 맞이한다"며 "조금만 건드려도 주저앉아 울 것 같지만 이를 악물고 이 상황에도 저희를 믿고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한다. 정비사님들은 내 소중한 동료들이 탑승하기에 여느 때처럼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대놓고 울 수도 없다. 비행이 끝나고 손님이 내려야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면서 "혹여 스케줄로 인해 내 떠난 동료를 배웅하지 못할까 봐 또 애가 탄다"고 털어놨다.

A씨는 “정비사님들이 너무 힘들어하시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늘 최선을 다하셨다. 우리는 정비사님들을 믿고 탑승한다. 기장님들이 그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다시 조종실로 들어간다. 기장님들의 선택을 믿고 존중한다"고 전했다.

그는 "떠나신 기장님의 최선을 저희는 믿는다. 마지막까지 승객을 안심시키며 탈출 준비를 했을 내 동료들을 존경한다.
내 동료들의 마지막이 존중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한편,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제주항공 여객기 7C2216 편이 공항 구조물에 충돌하며 폭발했다.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탑승객 181명 중 2명 만이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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