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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조한창·정계선 헌법재판관 취임..."두렵지만 소임 다할 것"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2 10:52

수정 2025.01.02 10:52

2일 취임식 갖고 본격 업무 시작
취임사서 탄핵 정국 속 두려움 드러내
"헌재 사명 어느 때보다 무거워...잘 헤쳐나갈 것"
조한창(왼쪽)·정계선 헌법재판관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한창(왼쪽)·정계선 헌법재판관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조한창(60·사법연수원 18기)·정계선(56·27기) 신임 헌법재판관이 2일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두 재판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모두 “두렵다”면서도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재판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영광스러운 자리이지만, 그보다는 대한민국의 현 상황에서 헌재에 대한 국민의 시대적 요구와 헌법적 가치에 따르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마음이 무겁고 두렵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헌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 6년 동안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조 재판관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대 헌법재판관이었던 알비 삭스의 ‘블루 드레스’라는 책을 인용했다.


그는 “’국가가 실험대에 올랐을 때 판결을 통해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면 판사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판결에 책임을 져야 하고,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를 마음에 깊이 새기겠다”고 했다.

정계선 재판관도 취임사에서 탄핵 정국 속 취임에 대한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 재판관은 “우여곡절 끝에 헌법재판관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부족한 제가 이 힘든 상황에서 소임을 다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섭니다만,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계셔서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출발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이은 초유의 사태와 사건이 파도처럼 몰려와도,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기대어 신속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 헌재의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설명했다.

정 재판관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받치는 지혜의 한 기둥, 국민의 신뢰를 받는 든든한 헌재의 한 구성원, 끊임없이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나아가는 믿음직한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이종석 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국회가 후임 재판관 임명에 난항을 겪으며 헌재는 6인의 불완전 체제를 유지해 왔다. 헌재법상 심리에 필요한 최소 인원인 7인을 채우지 못해 사건 지연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두 신임 재판관이 임명되면서 헌재는 6인 체제를 벗어나게 됐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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