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해 50%가량 올랐던 금값이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금 소비가 늘며 단기 상승 압력도 더해졌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 현물 가격(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지난달 20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 전날 12만 8790원으로 장을 마쳤다. 약 2개월 반 만에 12만 8000원대를 회복한 가운데 13만 원대 재입성도 노리는 흐름이다.
지난해 금값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와 글로벌 불안을 배경으로 고공행진했다. 지난 2023년 말 8만 6340원에서 지난해 12월 30일 12만 7850원으로 1년 만에 4만 1510원(48.07%) 상승했다. 10월 25일엔 13만 297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안전자산인 금은 통상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을 끝내며 금값 매력이 높아졌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불안도 금값을 밀어 올렸다.
지난해 10월 25일 장 중 13만 2970원까지 올랐던 금값은 미국 대선 이후 우하향, 11월 14일 11만 5470원까지 내렸다. 트럼프 2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준이 기준 금리 인하 폭 전망치를 축소한 영향이다.
하지만 금값이 11만 원대까지 내려가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섰다. 개인은 금값이 바닥을 찍은 직후인 지난해 11월 15일부터 매 거래일 금을 사들였다. 전날까지 1968억 원어치 금을 순매수했다. 2일 하루에만 112억 원어치를 오롯이 샀다.
금리 인하 기조가 여전하고 글로벌 불확실성이 산재한 만큼 금값은 당분간 우상향이라는 게 증권가 예상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금값 조정은 저가 매수의 기회"라며 "향후 연준 통화정책 상 ‘긴축’ 되돌림이 없는 한 장기 금 가격 강세 전망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가 늘었다는 점도 단기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홍콩을 통한 중국의 11월 금 순수입이(33.074톤) 10월보다(15.414톤) 2배 이상 늘어나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11월 중국 인민은행이 6개월간의 중단 이후 금 매입을 재개하기 시작했다"며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직전 소매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1월에도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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