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원재료비가 오르면서 외식업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원두와, 카카오, 유제품 등 등 각종 재료 가격이 오르자 "가격 인상 없이는 버틸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만 소비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에 가격까지 올리면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자 각종 제조사와 식음료 업체들은 연초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개인 카페와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도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소상공인 A씨는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원재료값 등이) 뭐 하나 빠지지 않고 다 올랐다"며 "가격을 인상하자니 우리 동네는 이미 비싸다는 말을 듣고 있어 더 올릴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A씨는 "원두와 파우더, 특히 치즈가 너무 올랐고 휘핑 크림도 심하게 올랐다"며 "매출은 빠지지 않는데 계산해 보면 매출이 같아도 덜 남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은 원재료 값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순이익이 줄자 소비자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위축된 소비다. 지난해 비상계엄과 고물가·고환율 여파로 연말에 이어 연초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 분위기다.
소비가 얼어붙은 시기에 가격까지 오르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 수 있어 소상공인들은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소상공인 B씨는 "안 그래도 소비 심리가 바닥인데 올리면 그냥 바로 반응 온다"며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이에 몇몇 소상공인들은 가격은 동결하는 대신 제품에 들어가는 원재료 양을 줄이거나 배달료를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 중이다. 다만 소비자들로부터 '꼼수'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A씨의 고민에 한 소상공인은 "앞자리가 바뀌지 않는 선에서 올리라"고 조언했다. 다른 소상공인도 "저도 앞자리를 바꾸지 않고 소폭 인상했다"며 "대신 서비스를 자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용량과 토핑을 늘리고 가격을 많이 올렸는데 손님들은 오히려 양이 많다고 좋아했다", "주변 가게 가격을 확인해 보라"는 조언도 오갔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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