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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은행권이 대대적인 희망퇴직에 돌입했다. 신청 대상자의 연령대를 대폭 낮추는 등 희망퇴직 범위를 늘리면서 희망퇴직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일 희망퇴직을 통해 541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234명)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지난해 11월 희망퇴직을 마무리한 NH농협은행도 전년(372명)보다 증가한 391명이 짐을 쌌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6일, 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두 은행의 경우 지난해 각각 325명과 362명이 떠났다.
지난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희망퇴직자는 모두 1967명으로 전년 대비 15% 가까이 축소됐다. '이자 장사'라는 비판 속에 예년보다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지면서 희망퇴직 수요도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비슷한 조건에도 희망퇴직 대상 범위가 확대되면서 신청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은 신청 대상자를 1986년생까지 넓혔다.
KB국민은행의 경우 퇴직금은 지난해 수준이지만 나이를 1974년생까지로 확대했다. 또 재취업지원금을 지난해(3400만원)보다 많은 최대 4000만원 지급해 희망퇴직을 유도했다.
은행권이 매년 대규모 희망퇴직을 이어가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인력 감축 속도가 가팔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도입 등으로 점포 수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점포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인력도 줄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기준 시중·지방·특수은행 등 17곳의 점포 수는 총 5693곳으로 집계됐다. 2020년 6404곳과 비교하면 4년 여 만에 700곳 이상 축소됐다.
'역피라미드' 형태의 인력 구조 속에 승진 적체가 심해진 데다 좋은 조건에 조기퇴직하려는 직원들의 수요가 희망퇴직 규모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인하기에 돌입하면서 은행의 실적이 예년보다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희망퇴직에 대해 비판도 많고, 실적을 고려하면 희망퇴직 조건이 더 나아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행원들 사이에서는 '좋을 때 나가자'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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